삼성 헐크-로드, "목표는 단 하나, KS 3연패 "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2.17 14: 30

삼성 라이온즈는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 대신 릭 밴덴헐크와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를 영입했다. 지난해 25승을 합작한 탈보트와 고든과의 재계약을 포기했지만 "부담보다 기대가 크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 그만큼 이들의 국내 무대 안착을 확신한다는 의미다. 큰 키에서 내리 꽂는 150km대 직구가 일품인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3연패를 이끌 기세다. 국내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이들의 당찬 각오를 들어봤다.
"듣던대로 아주 좋은 팀이다. 모든 사람들이 정말 잘해준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도와준다. 하루 빨리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 (밴덴헐크) "선수들 모두 마음이 따뜻하다. 낯선 무대에 와서 이렇게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한국 야구를 즐기고 있다". (로드리게스) 일본 오키나와 2차 전훈 캠프에 참가 중인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는 삼성의 가족적인 팀분위기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뛰었던 밴덴헐크는 "그동안 한국 야구에 대해서는 올림픽이나 WBC에서만 접했었다. 국제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둬 좋은 야구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 와서 보니 아주 좋은 팀이며 좋은 투수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밴덴헐크는 이승엽(내야수)과 오승환(투수)의 이름을 언급하며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엄지를 세웠다.

1987년생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 3개 구단의 입단 제의를 받았다. 계약 조건도 결코 나쁘지 않았다. 일본의 모 구단 또한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삼성의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업무를 담당하는 이충무 운영팀 과장은 "우리도 로드리게스가 나올 줄 몰랐다"고 깜짝 놀랐다.
로드리게스에게 삼성행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입단을 제의했었고 연락을 기다리는 와중에 삼성 측과 만나게 됐다. 도미니카에 있는 동료 선수들로부터 한국 야구와 일본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봤는데 '아시아 무대에 가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추천해 이곳에 오게 됐다"고 대답했다.
밴덴헐크와 로드리게스가 말하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150km대 빠른 직구를 원하는 코스에 던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밴덴헐크는 "(한국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 퀄리티 높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타자들의 배트 컨트롤이 뛰어난 만큼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부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 중인 헨리 소사(투수)로부터 국내 타자들의 성향에 대한 조언을 받았던 로드리게스는 몸쪽 승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신구종 개발보다 기존 무기를 더욱 갈고 닦을 계획이다.
안지만은 밴덴헐크의 든든한 지원군. 그는 "(안지만이) 좋은 단어도 많이 가르쳐주고 타 구단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상세히 알려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네덜란드어, 영어, 독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한 밴덴헐크는 한국어도 익힐 생각. 현재 간단한 단어들을 사용하는 수준이다. 동료들과 대화할때 자신이 배운 부분을 한 마디씩 던질때 아주 즐겁단다. 로드리게스는 외국인 선수 신분이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을 "형"이라 부른다.
헐리우드 배우 뺨칠 만큼 잘 생긴 외모가 돋보이는 밴덴헐크는 '헐크'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헐크처럼 괴력을 발휘하며 상대 타자들을 제압하는 게 그의 목표다. 밴덴헐크는 "동료 선수들 모두 '헐크'라고 부르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헐크라는 별명을 얻게 돼 정말 기쁘고 내 몸이 녹색이 아닌 게 행복하다"고 웃었다. 미국 무대에서 활약할때 'A-ROD'라고 불리던 로드리게스는 "딱히 원하는 애칭은 없지만 지어준다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겠다"고 새 별명을 얻길 바랐다.
류 감독은 "밴덴헐크가 더스틴 니퍼트(두산) 만큼 잘 해줄 것"이라고 그의 활약을 주목한 바 있다. 이에 밴덴헐크는 "감독님께서 '우선 한국에서의 야구를 즐기고 한국 문화와 한국 야구에 적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해줬다. 물론 야구 측면에서의 몇 가지 이야기도 해줬지만 비밀"이라며 "외국인 특급 선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내가 해야 할 역할을 다해 승리하고 싶다. 최대한 많은 승리를 거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로드리게스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지난해 25승을 합작한 탈보트와 고든 대신 오게 돼 부담이 없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의 승리를 거두고 싶고 특정 숫자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들의 올 시즌 목표는 단 하나. 한국시리즈 3연패다. 3년 연속 정상 등극의 영광을 누리기 위해 마운드 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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