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든-레이예스, SK 마운드 희망 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17 07: 35

두 외국인 선수가 SK 마운드의 물음표를 지워낼 수 있을까. 일단 출발은 좋다. 올 시즌 SK에 합류한 왼손 듀오 크리스 세든(30)과 조조 레이예스(29)가 잠정적인 합격점을 받은 채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다.
올 시즌 SK는 마운드에 불안한 시선이 모이고 있다. 물론 항상 “힘들 것”이라는 시즌 전 전망을 보란 듯이 비웃었던 SK다. 그간 보여준 저력은 믿음직스럽다. 그래도 몇몇 불안요소들이 모두 걷히지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주축 투수들의 몸 상태는 둘째치더라도 좌우 불균형이 문제점으로 손꼽힌다.
왼손 투수의 천국이라고 불렸던 SK지만 최근 선수들의 지속적인 이탈로 올해는 왼쪽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마무리 정우람이 군 입대로 빠져나가 검증된 왼손 불펜은 박희수 하나 정도가 남았다. 허준혁 김준 민경수 등이 전지훈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실전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든과 레이예스의 비중이 더 커졌다. 두 선수가 SK 마운드의 운명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SK는 올 시즌 왼손 운영의 문제점을 예상하고 외국인 투수를 모두 왼손으로 뽑았다. 일찌감치 세든을 영입했고 덕 슬래튼의 은퇴 해프닝도 레이예스라는 수준급 투수로 봉합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대체 선수로 영입했던 데이브 부시처럼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아주 화려하지는 않다. 그러나 어린 시절 뛰어난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까지 트리플A와 MLB를 오고간 경력이 있고 아직 기량이 떨어질 나이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때문에 플로리다 캠프에 합류한 두 선수의 실제 구위는 코칭스태프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비디오와 실제 투구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은 플로리다 캠프를 통해 어느 정도 안도로 바뀌었다. 우선 두 선수 모두 비시즌 동안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 이만수 SK 감독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성공을 향한 의지도 강하고 비슷한 나이에 MLB 경력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만큼 적당한 경쟁의식도 있다.
먼저 불펜피칭에 들어간 레이예스는 캠프부터 최고 146㎞의 직구를 던졌다. 포수 뒤편에서 타자의 시각으로 레이예스의 공을 관찰한 이 감독은 “직구가 묵직하고 볼 끝에 힘이 있다”라면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도 양호한 편”이라고 흡족해했다. 성준 투수 코치도 “제구력과 경험이 잘 어우러진 선수다. 자기 몫을 충분히 할 것으로 본다”이라고 평가했다.
13일(현지시간) 첫 경기에 나선 세든은 최고 구속 142㎞의 직구와 제구력을 선보여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성 코치는 “타자들이 까다로워 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투구폼과 팔 각도가 독특해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 감독도 “바깥쪽 직구와 체인지업이 인상적이었다”라고 했다. 제구가 된 바깥쪽 직구와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조합은 우타자들을 상대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아직 이들의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불펜보다는 선발이 익숙한 선수이지만 이 감독은 팀 사정에 따라 보직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세든보다는 불펜 경험이 좀 더 많은 레이예스의 불펜행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윤희상을 비롯, 송은범 채병룡 엄정욱, 그리고 재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광현까지 선발 자원은 갖춘 SK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필승맨인 박희수의 활용도를 놓고 좀 더 수월한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SK의 근래 외국인 잔혹사를 지우기 위해 나선 두 선수가 SK 코칭스태프를 미소 짓게 할 수 있는 이유다.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오키나와 캠프가 실전 위주로 진행되는 만큼 두 선수의 실제 능력도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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