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기자] 요즘 영화팬들은 행복하다. 영화 장르와 출연 배우를 가리지않고 이 영화 저 영화, 볼만한 수작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까닭이다. 지난해 공식 집계 이후 사상 처음으로 관객수 1억명을 돌파하더니 올 연초에도 그 기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관객 한 명이 두 편은 기본이고 서너편 관람이 옵션이다. 그렇지않고는 이 말도 안되는 총 관객수를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까.
2012년 한햇동안 '도둑들'과 '광해' 두 편의 천만관객 영화를 내놓은 충무로는 올해 또 한 편을 천만돌파 목록에 추가시킬 참이다. 류승룡 주연의 감동 드라마 '7번방의 선물'이다. 800만 고지를 넘어선 뒤에도 관객 동원 속도가 떨어지지 않고 있어 천만명 기록이 거뜬할 게 확실하다. 영화 규모나 개봉 전 인지도 등을 봤을 때는 '왕의 남자' 이후 최고 깜짝쇼로 손꼽힌다.
'7번방' 흥행은 원톱주연 류승룡의 연기력에 힘입은 바 크다. 사나이조차 펑펑 울리는 그의 열연 앞에서 여성 관객들야 손수건 한 장이 부족할 지경이다. 이 남자,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카사노바의 진면목을 선보이더니 '광해'의 꼿꼿한 충신 허균 역으로 이미 천만배우 타이틀을 땄던 터. 이번에는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마성의 연기로 대기록 달성을 코앞에 두면서 톱스타 중의 톱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7번방의 선물'은 지난 16일 하루 동안 46만 4,037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843만 3,148명으로 박스오피스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로써 '7번방의 선물'은 82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과속스캔들'의 기록을 제치며 한국영화 중 코미디 장르로서는 1위의 자리에 올랐다.
아직 류승룡에 견줄바는 못되지만 코미디 '남자사용설명서'의 오정세도 올 겨울 극장가에서 약진하고 있다. 오랜 무명생활을 거치며 연기력을 다졌고, 조각처럼 잘생긴 미남이 아니라 거친 듯한 용모에서 남자다운 매력을 풀풀 풍긴다는 점에서 류승룡과는 닮은 꼴이다.
'방자전'에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더니 이후 '부당거래' '쩨쩨한 로맨스' '커플즈' 등으로 출연작이 이어지며 쑥쑥 성장하는 중이다. 특히 이시영과 호흡을 맞춘 '남자사용설명서'에서는 드디어 주연을 맡아 특유의 코미디 연기를 제대로 뽐냈다. '베를린' '7번방의 선물' '다이하드 5' 등 흥행작들 틈에서 개봉한 '남사용'이 첫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며 분전한 데는 그의 탄탄한 연기력이 한 몫을 톡톡히 했다.
류승룡 때문에 펑펑 울고 난 뒤 오정세 보고 개운하게 웃으며 나설 수 있는 극장가라니, 역시 영화 선택의 폭은 넓을수록 좋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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