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뿌린' 조동기, "홈에서 바보같이 질 수는 없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2.17 20: 46

"홈에서 우리은행이 우리 관중들을 모아놓고 우승 축배를 들게할 수는 없었다. 그냥 바보같이 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조동기 하나외환 감독은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조 감독이 이끄는 부천 하나외환은 17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시즌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 한새와 경기서 62-56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스일로 하나외환은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 확정을 저지했을 뿐만 아니라 12승 21패를 기록하며 KDB생명(12승 21패)과 공동 5위를 유지하게 됐다.
조 감독은 "사내 농구대회가 있었다. 대회 끝나고 다들 응원하러 오셨는데 아무리 플레이오프가 어려워졌다해도 홈관중이 이렇게 많이 보고있는데 그냥 질 수는 없었다"며 우리은행전에 임한 결의를 밝혔다. "우리은행에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쨌든 홈에서 우리은행이 우리 관중들을 모아놓고 우승 축배를 들게할 수는 없었다. 그냥 바보같이 질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한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이런 점을 2~3일 내내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을 비롯해 허윤자, 나키아 샌포드 등 선수층 대부분이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끌어낸 승리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조 감독은 "너희도 힘들고 아픈 것 안다. 하지만 일주일이면 끝나니까 조금만 더 고생하자.  창단팀인 만큼 끝까지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않겠냐고 이야기했다"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 하나외환은 시즌 마무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목표의식이 없어졌기 때문. 조 감독은 "0.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열심히 하겠지만 (이렇게 된 이상)조금쯤은 풀어지기 마련이다"라며 "(오늘 경기는)그런 걸 다잡아서 한 것이 잘됐다"고 승리의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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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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