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연습경기였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은 한 판이었을 법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연패를 노리는 일본 대표팀이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연습경기에서 0-7로 완패했다.
연습경기였던 만큼 야마모토 고지 일본 대표팀 감독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원투펀치인 다나카 마사히로(25, 라쿠텐)와 마에다 겐타(25, 히로시마)의 투구내용이 썩 좋지 못했던 것은 불안요소임에 분명하다. 산케이 스포츠는 “대표팀의 에이스 후보 2명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모두 불안만 남겼다”라고 평가했다.
대표팀 소집 전 불펜피칭부터 스스로에 대해 만족할 만한 평가를 내리지 않았던 다나카는 이날 1회 2사까지는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그 후 3연속 안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2실점했다. 2회는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37개의 공을 던졌을 정도로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다나카는 경기 후 “직구의 강력함이 없었고 변화구도 마음대로 구사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다나카에 이어 2이닝을 던진 마에다 역시 무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내용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절반이 볼이었을 정도로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음을 고려해도 137㎞에 그친 직구 최고 구속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마에다는 “무실점으로 끝낼 수 있어 좋았다”라며 결과에 의의를 두는 모습이었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어깨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두 선수의 부진에는 공인구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는 게 일본 언론의 추측이다. 산케이 스포츠는 “몸 상태도 문제지만 일본 통일구보다 더 잘 미끄러지는 WBC 공인구에서도 부진의 요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다나카는 “공이 완전히 다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고 마에다도 이날 경기 중 변화구가 손에서 빠져 사구를 주는 등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선보였다.
다만 야마모토 고지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야마모토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아직은 시작 단계다. 첫 경기라 긴장감도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페이스가 올라갈 것”이라고 선수들을 감쌌다. 그러나 7실점, 3안타의 무기력한 경기력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오늘은 괜찮지만 내일부터는 안 된다고 했다”고 다소간 강한 어조를 내비쳤다. 일본 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세이부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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