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활약 비결?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것 자체가 비결이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베네수엘라전의 영웅을 기억 하는가. 당시 대표팀 우완 윤석민(27,KIA)은 6⅓이닝동안 베네수엘라 강타선을 7피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고 한국의 결승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후 윤석민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완투수로까지 발돋움했다.
이번 대회에서 윤석민은 에이스 역할을 맡아 줄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에이스라는 말에 "내가 모든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대표팀에 와보니 나보다 공이 좋은 투수가 많이 있더라. 에이스라는 부담 보다는 어깨를 가볍게 해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민이 말하는 현재 컨디션은 100%가 아니다. 14일 첫 불펜피칭에서는 위력있는 공을 던졌던 윤석민은 "그날 컨디션이 유난히 좋았다. 컨디션은 업다운이 심하기 때문에 지금 공이 좋다는 사실에 만족하거나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대회가 열렸던 4년 전과 지금의 윤석민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는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라고 말한다. 대신 "구질이나 구위까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타자들이 나에 대해서 어느정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상대를 해 나가고 있다. 내가 100% 컨디션으로 100%의 공을 던진다면 자신이 있다"고 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윤석민은 FA 자격을 얻는다. 해외진출을 목표로 삼은 윤석민이기에 여러 스카우트가 지켜보는 이번 대회는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윤석민은 "FA에 대한 기대가 주위에서 크지만 당사자인 나는 사실 부담이 된다. 그래서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FA를 계속 신경쓰다 보면) 야구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일단 마음가짐은 'FA는 나중 일'이라는 것이다. 현재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윤석민은 "주위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첫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윤석민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국제대회에서 13경기에 등판, 5승 1세이브 34⅓이닝 평균자책점 1.05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그 비결을 묻자 "태극마크"라는 답이 돌아왔다.
윤석민은 "태극마크 자체가 내게 승부욕을 주는 존재다. 특별한 호투 비결은 없고 거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면서 "또한 태극마크는 내게 엔돌핀을 준다. 컨디션을 최고로 올리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고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등판 당일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윤석민, 에이스라는 짐을 짊어진 그가 가슴의 태극마크에 자랑스러운 활약을 펼쳐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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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타이완)=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