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합체’ SK, 무한경쟁 막 올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18 10: 30

본의 아니게 캠프를 두 개로 나눴던 SK 선수단이 이산가족 신세에서 벗어난다. 뭔가 허전했던 캠프가 비로소 꽉 차는 모양새다.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는 팀도 이 효과와 함께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16일 플로리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SK 선수단은 17일 하루를 쉬고 18일 오전 2차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로 떠난다. 구시가와 시영구장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 실전 위주의 훈련으로 전력을 담금질할 예정이다. 일정을 보면 말 그대로 쉴 새가 없다. 도착 다음날인 19일 요코하마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한화·주니치·LG·삼성·KIA·넥센과 총 13번의 연습 경기를 치른다. 다음달 5일 캠프 종료 때까지 휴식일 하루를 빼고 모두 연습경기가 잡혀있다.
이만수 SK 감독은 1차 캠프의 성과로 “작년보다 훈련량이 많았음에도 부상이 없었던 것”과 “새로운 선수들의 성장”을 손꼽았다. SK의 트레이드마크인 수비 시스템은 90% 이상 정비했다고 했다. 일단 1차 캠프에서 계획했던 목표는 모두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감독은 아직 보직 등에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퍼즐도 계속 맞춰가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실전에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감독은 “항상 보면 연습용 선수와 실전용 선수가 따로 있더라”라고 운을 뗀 뒤 “실전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냉정하게 파악할 것”이라고 구상을 드러냈다. 오키나와에서의 퍼즐 맞추기 목표는 30%로 잡았다. 급하게 전력을 구상하기보다는 시범경기까지 경쟁을 붙여보겠다는 심산이다. 마운드는 물론 내·외야에도 신진 세력들이 많이 성장했기에 올해는 제대로 된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1일 오키나와로 조기 출국해 본진을 기다리고 있는 주축 선수 8명도 본격적인 팀 훈련 합류를 노리고 있다. 김강민을 제외한 나머지 7명(박경완 최영필 엄정욱 채병룡 송은범 전유수 김광현)은 팀 내 체성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플로리다 캠프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비록 불리한 여건이지만 젊은 선수들이 갖추지 못한 경험이 있는 만큼 추격 속도가 빠르다.
재활조의 분위기는 좋다. 이들을 인솔하고 있는 김원형 루키팀(3군) 투수코치는 “분위기가 괜찮다. 개개인마다 상황과 그에 맞는 프로그램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잘 진행된 편”이라고 밝혔다. 김 코치는 “아무래도 플로리다에 다녀온 선수들보다는 실전 감각이 조금 처질 수는 있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실전 위주로 캠프가 진행되는 만큼 재활조도 몸 상태에 따라 투입 시점이 달라질 수는 있다. 이 감독도 “몸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실전을 뛰면 다칠 수 있다. 일단 재활조는 없다고 생각하겠다”라며 급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이 감독은 플로리다 캠프부터 함께한 야수 20명과 투수 14명으로 오키나와 캠프 초반을 이끌어나간다는 생각이다. 요코하마와의 첫 경기에서는 플로리다 캠프 야수 MVP인 이명기를 1번으로, 안치용을 4번으로 투입시키겠다는 구상도 정리했다.
이 감독은 "재활조 선수들과 WBC 출전 선수들이 없다. 젊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다. 이 때문에 잠재력이 더 빨리 올라오더라. 나도 놀랐다"라고 하면서 "누군가는 메워야 할 공백이다. 지난해 박희수와 윤희상이 올라왔듯이 올해도 새로운 선수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젊은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경쟁구도도 좀 더 확실하게 만들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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