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아진' 허재, "최하위지만 분위기는 항상 좋아"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2.18 06: 59

"열심히 하니깐 분위기는 항상 좋다".
허재(48) 전주 KCC 감독의 얼굴이 점점 밝아지고 있다. KCC가 이번 시즌 11승 32패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한 달여 동안의 KCC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 1월 6연패를 끊고 2연승을 기록한 KCC는 1월 20일부터 열린 10경기서 6승 4패를 기록하고 있다. 1할 중반밖에 되지 않던 승률도 2할 중반으로 올라왔다.
17일 인천 전자랜드와 원정경기에 앞서 만난 허 감독은 "이번 시즌에 벌써 3연승을 놓친 것이 3번째다. 말도 안된다"며 혀를 찼다. 하지만 선수들을 질책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선수들이 열심히 하니깐 분위기는 항상 좋다. 다만 경기가 잘 안 될 뿐"이라고 했다.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뛰는 만큼 노력에 대해서는 질책할 것이 없다는 뜻이었다.

허 감독은 "여름에 선수들이 부상만 당하지 않았더라도 이렇게(최하위)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장민국을 비롯해 김태홍, 이한권이 부상을 당했다. 코트니 심스는 발목 부상으로 1라운드를 뛰지도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KCC는 개막 전 이중원과 유병재의 임의탈퇴로 인해 경기에 투입될 만한 선수가 없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에 극에 달했던 몇 달 전을 떠올리며 "몇 개월 동안 체육관이 썰렁했다. 12명이 되지 않아 연습경기를 할 수도 없어 2군 선수들을 데려와 경기를 했다. 전날 경기서 많이 뛴 선수들이 쉬어야 할 때는 3명이 되기도 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우리팀을 욕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욕을 먹기 싫다는 게 아니라 상황이 그랬다는 것"이라고 이번 시즌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오죽 했으면 최형길 KCC 단장마저 "내가 못 볼 정도였다"고 했다. 허 감독도 "이한권이 부상을 당하고 멘붕이 왔다. 오죽했으면 2군의 최지훈을 경기에 계속 투입하고 노승준이 베스트 5로 뛸 정도였으니깐 말이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결국 뭐가 되지는 않더라"고 했다.
결국 KCC는 승부수를 던졌다. 코트니 심스를 SK로 보내고 김효범을 받아왔다. 이후 KCC는 점차 안정이 됐다. 상무에서 강병현이 전역하자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하던 결과물도 나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벤치였다. 허 감독은 "예전에는 선수를 바꾸기 위해 뒤돌아 보면 코치와 트레이너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눈에 들어온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 남은 것은 남은 11경기에서의 활약이다. 허 감독은 "우리 같은 최하위일수록 마무리 결과를 좋게 해야 한다. 막판 페이스를 올려서 시즌을 마쳐야 한다. 내림세로 시즌을 마치면 다음 시즌에도 영향이 이어진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진 상태로 시즌을 마치면, 다음 시즌을 준비할 때 운동태도와 자신감이 모두 좋은 상태로 임할 수 있게 된다. 남은 경기서 15승 이상을 달성하고자 한다"며 막판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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