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용병이 말하는 도미니카의 WBC 부진 원인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2.18 10: 40

야구에 관해 도미니카 공화국은 축구의 브라질과 비교될만 하다. 인구는 1000만명에 불과하지만 미국 다음으로 많은 메이저리거를 배출하고 있고 슈퍼스타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때문에 도미니카는 WBC에 나설 때마다 초호화 올스타군단을 구축,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도미니카는 지난 두 번의 WBC에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2006년 제1회 WBC준결승전에서 쿠바에 패해 4위, 2009년 제2회 대회 때는 조별예선에서 네덜란드에 두 번 연속 덜미를 잡혀 예선 탈락했다. 절대 질 것 같지 않은 로스터를 구축했으나 그라운드에서 나타난 그들의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잦은 수비에러와 팀 타격 실종으로 국가대항전이라기 보다는 동네야구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오는 제3회 WBC서도 도미니카는 올스타전을 방불케 하는 선수명단을 들고 나올 예정이다. 특히 에드윈 엔카나시온-로빈슨 카노-호세 레이예스-에드리안 벨트레의 내야진은 상대팀에겐 공포 그 자체다. 빈틈없는 타순과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 불펜진은 이번 대회 최강팀 중 하나라 할만하다.

물론 이는 이들이 제대로 된 자세로 경기에 임했을 때의 이야기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한국 프로팀 도미니카 투수들도 이번 WBC에서도 도미니카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A 투수는 도미니카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 “선수 명단만 놓고 봤을 때 도미니카가 최강인 것은 맞다. 하지만 보통 도미니카 선수들은 WBC를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매 경기, 매 순간을 집중하지 않는다. 실제로 몇몇 선수들은 우승이 목적이 아닌 함께 모이는 데에 의의를 두고 음주를 즐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B 투수 역시 A 투수와 비슷한 견해를 드러냈다. 특히 B 투수는 선수 대우 문제를 꼬집으며 도미니카 선수들이 대회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B 투수는 “데이비드 오티스 같은 슈퍼스타에게 WBC는 시범경기 만도 못할 것이다. 제2회 대회 당시 오티스의 연봉이 1300만 달러였는데 오티스가 WBC 참가로 도미니카에서 받는 돈은 4000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오티스에게 4000달러는 큰돈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티스는 팀 타격 없이 홈런스윙으로 일관하는 듯 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제2회 WBC에서 도미니카의 4번 타자로 나선 오티스는 8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렸는데 찬스 상황에서도 크게 휘두르기만 했었다. 제1회 대회에선 20타수 3안타를 기록했는데 3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 오티스 외에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붕 뜬 기분으로 그라운드에 있었고 2번의 네덜란드 전에서 실책 6개를 범했다. 확실한 동기부여 없이 경기에 임한 결과였다.
이번 WBC에서 도미니카는 지난 대회의 치욕을 씻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지난 대회와는 달리 그라운드 위에서 동기부여를 갖고 집중력을 발휘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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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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