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의 위치에 있는 이는 나아가기보다는 머물러 있는 것을 택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KBS 2TV '개그콘서트’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새 코너들로 무장해 머물러 있는 1등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진정한 1등이 됐다.
지난 17일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19.7%(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 주 방송분(16.8%)보다 2.9% 포인트 상승했다. 이로 인해 동시간대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19%)은 2주 연속 1위 자리를 ‘개그콘서트’에 내줬고 SBS 주말드라마 ‘돈의 화신’(13.1%) 또한 ‘개그콘서트’의 저력에 몸을 낮춰야 했다.
‘개그콘서트’의 선전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방송 시간대를 막론한 여러 일요 예능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 이는 쟁쟁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모여 있어 더욱 치열한 일요 예능판에서 기록한 성과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이와 같은 ‘개그콘서트’의 승승장구는 대담한 자기혁신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들은 최근 프로그램의 대표 코너들을 폐지하는 결단을 내렸다. 단순한 개그를 넘어 정치적 풍자에 도전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용감한 녀석들’를 비롯해 ‘어르신’, ‘희극 여배우들’ 등 인기 코너를 없애고 대신 ‘위캔척’, ‘건달의 조건’ 등 새로운 코너를 방송했다.
지난 17일 새롭게 선을 보인 ‘위캔척’은 최효종과 신인 개그맨들이 꾸려나가는 ‘공감 개그’였다. 특히 최효종은 시청자의 허를 찌르며 공감을 얻어내는 장기를 잘 살려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신인 개그맨들의 열연도 한 몫을 했다. 이를 본 네티즌은 “최효종식 개그의 최종판”, “종합선물세트 같은 개그다. 꽤 오래 갈 듯”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같은 날 처음으로 방송된 ‘건달의 조건’은 건달을 육성하는 학교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건달의 조건’ 또한 건달 학교 선생님 역을 맡은 김재욱을 주축으로 신인 개그맨들이 함께 꾸려나가는 코너. 착한 학생이 도리어 불량한 학생이 된다는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 네티즌은 “신선하고 좋았다”, “이런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오는지 신기할 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발전하고 있는 ‘개그콘서트’가 13년이라는 긴 역사를 넘어 또 얼마나 많은 웃음을 선사하며 장수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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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개그콘서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