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에 사활 건 SK, 그 이유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19 06: 12

SK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장과 프런트까지 구단 전체가 ‘육성’이라는 단어 아래 뭉쳤다. 팀의 장기적인 비전을 그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육성이 필요하다는 절박한 의식 속에 총력전을 벌일 기세다.
2007년 이후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SK는 21세기 초반을 대표하는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선수단과 팬들은 팀이 가진 저력을 믿는 모습이다. 전문가들도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래도 SK는 SK다”라며 4강 후보로 손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장과 프런트의 체감 온도는 약간 다르다. 새로운 선수들의 출현이 다소 더디기 때문이다.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이들을 위협할 만한 신진세력의 성장세가 타 팀에 비해 부족하다는 자체 진단을 내리고 있다. 자칫하면 ‘고인 물’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도 다소간 존재한다.

때문에 SK는 앞으로의 화두를 육성으로 잡았다. 현장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도 만들어졌다. 최근 SK는 그간 팀을 이끌었던 베테랑 선수들의 은퇴나 이적, 그리고 핵심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전력이 불안정하다. 기존 선수들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선수의 발굴은 팀의 사활을 쥐고 있다는 과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만수 SK 감독부터 신진세력에 충분한 기회를 주고 있다. 긍정적인 요소도 여럿 발견했다. 이 감독은 “자신들에게도 이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니 발전 속도가 더 빨라졌다. 나도 깜짝 놀랄 만큼 기량이 향상된 선수들도 있다”고 놀라워했다. 어차피 재활조 선수들이 당장 실전에 투입될 수 없는 만큼 이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겠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백업층을 두껍게 만들면서 전체적인 팀 전력을 살찌우겠다는 복안이다.
프런트에서도 발 벗고 나섰다. SK는 최근 육성을 화두로 삼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민경삼 단장이 직접 육성팀장을 겸임하면서 선수단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육성팀은 2군과 3군, 그리고 선수 스카우트 업무를 담당하면서 1군에 올려 보낼 새로운 피를 체계적으로 키우게 된다. 김용희 퓨처스팀(2군) 감독은 육성총괄을 겸직하면서 현장과의 보조도 맞춘다는 계획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팀에서 오랜 기간 고민해온 부분이다. 이미 지난해 8월부터 두 달 정도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이 개편을 준비해왔다”라고 밝히며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구단의 생각이다. 시행착오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현장과 프런트가 합심해 육성이라는 와이번스만의 조직 문화와 분위기를 만들어갈 것이다. 올 한 해는 준비과정이라고 볼 수 있고 연습구장이 개장하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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