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용덕 "현진이 달리기, 내가 끌고 다녔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2.19 07: 02

"(류)현진이가 신인 때는 달리기를 못 하지 않았다. 그런데 점점 느려지긴 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괴물 투수' 류현진(26,LA). 천문학적인 금액을 친정팀 한화에 안기며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고 25일(현지시각) 시범경기에서 첫 등판을 할 예정이다.
최근 류현진은 팀 러닝훈련에서 두 번이나 뒤처지며 구설수에 올랐다. 미국 현지 언론은 거액을 주고 데려 온 류현진이 러닝에서 낙오하자 '담배를 끊는 게 어떻겠냐'는 비아냥 섞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류현진은 언제든 냉정하게 돌아설 수 있는 미국 언론에 대해 예방접종을 맞은 셈이다.

다행히 이후에 실시된 러닝훈련에서 류현진은 팀 동료들과 함께 끝까지 완주했고, 현재는 순조롭게 불펜피칭을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 타이완에서는 류현진의 스승인 한용덕(48) 코치가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땀을 쏟고 있다.
한 코치가 2007년 한화 재활군 코치로 다시 팀에 돌아오면서 류현진과의 인연은 시작됐다. 이미 류현진은 최고의 루키시즌을 보내고 팀의 미래로 거론되던 시점. 한 코치는 "그때는 현진이를 데리고 달리기를 했다. 곧잘 달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도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옆에 딱 붙어서 같이 달렸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 코치는 "해가 갈수록 현진이가 점점 느려지더라.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몸도 달라지니까 달리기가 잘 안 된건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한 코치는 투수의 기량과 달리기 실력이 정비례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 코치는 "달리기를 잘 한다면 투수를 하기에 좋은 몸을 가졌다는 뜻은 된다. 그래서 투수들에게 달리기를 강조한다. 그렇지만 현진이와 같이 달리기를 못 하더라도 잘 던지는 선수도 얼마든지 있다. 달리기 실력은 본질적으로 문제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 코치는 "현진이는 유연성과 근력을 타고 난 선수다. 투구 메커니즘도 완벽하기 때문에 달리기를 못 하더라도 기량을 펼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 "그렇지만 달리기를 열심히 한다면 나중에 나이를 먹어서 선수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달리기는 투수들에게 필요한 근육을 키워주는 기본적인 훈련"이라며 제자에 대한 걱정과 당부도 잊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의 부름을 받고 대표팀에 합류한 한 코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끝나면 LA 다저스에 합류, 지도자 수업을 받게 된다. 가까이에서 류현진을 챙겨 줄 수 있는 것이다. 한 코치는 "현진이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해서 나간 선수다. 부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활약 해줬으면 한다"고 제자의 활약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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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타이완)=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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