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 길이다. 직구로 승부하겠다".
'수호신' 시카고 컵스 투수 임창용(37)이 7월 메이저리그 데뷔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임창용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메사 호호캄파크에서 재활훈련을 진행했다. 지난달 말에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컵스에서 재활훈련을 시작한지 3주 지났다. 그는 "아직 멀었다. 이제 시작"이라며 살짝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 임창용은 오전 9시30분부터 30분 가량 90개의 캐치볼을 던졌다. 15m에서 그리고 25m로 거리를 점차 늘려가며 20개-20개-50개씩 총 90개를 던졌다. 평소 오전 7시 기상하는 그는 7시45분까지 경기장에 도착한 뒤 오후 1시까지 재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저녁 시간에 웨이트 훈련을 빼먹지 않는다.

임창용은 "컵스 구단에서 재활 프로그램을 줬다. 매일 똑같이 훈련을 하고 있다"며 "조금 걱정되는 건 페이스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개인 전담 트레이너 후리타씨와는 페이스를 조금 다운시키자고 이야기한다. 몸이 괜찮으면 좋겠지만 안 좋다 싶으면 페이스를 늦출 것이다. 이곳 컵스 마이너의 재활 담당 투수코치가 40년째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 지금 투구폼을 비디오로 찍어 좋았을 때와 비교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컵스 구단은 빠르면 5월 등판을 기대하고 있지만 임창용은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7~8월 정도 재활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임창용은 "궁극적인 목표는 역시 마무리다. 후지카와를 제껴야 하는데…"라며 마무리 보직에도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한미일 개인 통산 300세이브에도 4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임창용은 "기록적인 목표는 없다. 300세이브를 하면 좋을 것이고, 하지 못한다면 아쉬움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300세이브를 떠나 기회를 잘 살려 메이저리그에서 1년을 풀타임으로 뛰어보고 싶다"며 "결국 운이 따라줘야 한다. 일본에서도 아가라시 료타가 허벅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나한테 기회가 온 것이다. 이가라시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내가 마무리가 될 수 있었겠나. 기회는 언제나 오는 게 아니다. 그만큼 준비를 잘 해야 한다"는 말로 한 번 찾아올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했다.
임창용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에는 변화가 없다. 그는 한국-일본 시절 사이드암에도 불구하고 150km 안팎의 강속구로 정면승부했다. "오직 한 길이다. 직구로 승부해야 한다. 지금 스타일에 변화 줄 생각은 없다. 타자와 직접 승부해보고 안 되면 변화를 주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직접 상대해 보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 내 스타일대로 승부할 것"이라는 게 임창용의 말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신의 꿈과 즐거움을 위해 외길을 걸어온 임창용. 그의 위대한 도전이 애리조나의 뜨거운 태양 아래 무르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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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메사=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