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이천수 복귀설...전남이 불쾌한 이유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2.19 14: 00

'풍운아' 이천수(32)의 복귀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의 마음이 무겁다.
찬반이 뒤섞이긴 했지만 어느 정도 공론이 형성된 만큼 전남은 기존의 '절대불가'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재고'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009년 전남과 이별할 당시 이천수가 저지른 행동들을 생각하면 피해 당사자로서 상당히 전향적인 자세였다. 그러나 이천수의 징계 해제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꾸만 복귀 확정설에 인천 유나이티드 이적설까지 터지니 마음이 편치 않다. 
실제 지난 18일 이천수의 복귀 확정설이 터진 직후 전남 관계자는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당혹스러움을 넘어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남은 일단 이천수의 복귀 확정설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언론에 자꾸 이천수 복귀가 확정됐다고 말하는 우리 구단 관계자가 누구인지 우리도 궁금하다"고 말문을 연 이 관계자는 "만약 내부적으로 이천수의 복귀를 결정했다면 숨기거나 발표를 늦출 이유가 없다. 구단 입장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이런 말들이 나와 우리도 당혹스럽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사실 이번 문제와 관련해 그 동안 입으로만 아쉬움을 드러냈던 이천수가 지난해 말 직접 광양으로 내려가 팬들에게 사과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고 지난 14일 K리그 단장 모임에서도 그만 풀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급진전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안이 사안인 만큼 이천수의 복귀를 결정하는 게 전남으로선 쉽지 않다. 그 만큼 이천수를 향한 전남의 분노 수치가 상당히 높다. 기회를 주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그에 못지않게 전남 구단이나 지역 내에서는 여전히 이천수에 대한 반감이 많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이천수 사건의 최대 피해자로서 이제 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니 가타부타 빨리 결정을 내리라는 강요 아닌 강요도 전남으로선 불쾌하기만 하다.
이천수는 지난 2009년 구단 동의 없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시 코칭스태프와 심한 언쟁을 벌이는 등 도를 넘은 하극상을 연출했다.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전남은 이천수가 향후 구단의 허락 없이 국내무대에서 다시는 뛸 수 없도록 그를 임의탈퇴 신분으로 묶어버렸다.
그러나 이천수의 사과에 주변의 읍소까지 이어지며 분노를 가라앉히고 진지하게 고민을 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는데 이제는 빨리 선택을 하라는 형국이 돼 버렸다. 여기에 인천 유나이티드로의 이적설까지 묶여 있으니 전남으로선 황당할 수밖에 없다.
냉정히 따지고 보면 이천수 복귀 문제에 대해 재고할 순 있어도 시일을 정해놓고 대답할 의무가 전남에게는 없다. 졸지에 피해자에서 가타부타 결정을 못 내리는 우유부단한 구단이 되어 버린 전남으로선 답답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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