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니콜의 원맨쇼였다. 괴력의 용병 니콜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도로공사의 풀세트 역전승을 다시 한 번 이끌어냈다.
도로공사는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여자부 경기서 세트스코어 3-2(20-25, 17-25, 25-11, 25-18, 15-1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도로공사는 15승 10패(승점 42)를 기록하며 4위 현대건설(13승 11패, 승점 40)에 승점 2점차로 앞서 3위를 유지했다.
누가 뭐래도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니콜(36점,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6개)이었다. 2세트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하며 어창선 감독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던 니콜은 곧바로 코트에 복귀, 부상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0-2로 뒤지던 상황에서 팀을 역전승으로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야나(26점)와 양효진(20점, 블로킹 8개)이 분발했지만 니콜의 괴력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1세트 초반은 공방전이었다. 19-19까지 팽팽하게 이어지던 두 팀의 공방전은 잇딴 범실로 인해 순식간에 현대건설 쪽으로 흐름이 넘어왔다. 김미연과 황민경의 디그 범실로 19-20을 만든 현대건설은 이후 마지막 순간 김미연의 3연속 범실로 손쉽게 20-25를 만들며 첫 세트를 가져갔다.
도로공사는 2세트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히고 말았다. 도로공사 공격을 홀로 이끌다시피 하고 있는 니콜이 점프 착지 과정에서 황민경의 발을 밟고 접질리는 부상을 당한 것. 니콜은 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코트 밖으로 물러났고 도로공사는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니콜이 없는 도로공사의 코트는 현대건설의 맹공 앞에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야나를 중심으로 황연주, 양효진 삼각편대는 물론 상대 범실까지 연달아 이어지면서 점수는 10-16, 6점차까지 벌어졌다.
점수가 점점 벌어지자 어창선 감독은 결국 니콜을 다시 투입했고 13-17 상황에서 투입된 니콜은 코트에 복귀하자마자 블로킹 득점을 뽑아내며 해결사의 위엄을 과시했다. 하지만 한 번 기울어진 분위기를 뒤집지는 못했고 2세트도 현대건설이 17-25로 가져가며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돌아온 니콜의 본격적인 활약은 3세트부터 시작됐다. 니콜은 오픈 공격으로 3세트 첫 득점을 뽑아낸데 이어오픈과 서브 에이스로 6-3을 만들며 3세트 초반 분위기를 도로공사 쪽으로 끌어왔다. 여기에 김선영의 블로킹 득점과 표승주의 연속 득점까지 더해지며 단숨에 점수가 벌어졌고, 도로공사의 갑작스러운 추격전에 당황한 현대건설은 범실이 급격히 늘어나며 25-11로 3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불붙은 니콜의 기세는 4세트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4세트 초반 일찌감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니콜의 맹활약에 도로공사 선수들도 덩달아 탄력이 붙었다. 표승주의 서브 2개가 연달아 에이스로 이어지며 9-5를 만든 도로공사는 야나의 포히트 범실까지 더해 다시 한 번 10-5 더블 스코어를 만들며 앞서나갔다.
이후 도로공사는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도로공사는 25-18로 4세트를 마무리지으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까지 끌고왔고, 현대건설은 다 잡은 승부를 어렵게 풀어가게 됐다. 흐름은 이미 도로공사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도 쉽게 추격을 포기하지 않았고, 야나의 백어택과 니콜의 공격 범실로 11-10으로 역전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세트, 최후의 순간은 결국 1점차 공방이었다. 하지만 김선영의 오픈이 코트로 떨어지며 먼저 매치 포인트를 만든 도로공사가 야나의 공격 범실로 포인트를 따내며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명승부의 승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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