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 끝에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보낸 쪽은 현대캐피탈이었다. 2세트와 마지막 5세트 불꽃 튀는 듀스 접전에서 승리한 현대캐피탈이 KEPCO의 20연패 탈출을 저지했다.
현대캐피탈은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남자부 경기서 세트스코어 3-2(25-22, 33-31, 21-25, 19-25, 18-16)로 KEPCO에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15승 10패(승점 46)로 3위 대한항공(승점 42)와 승점차를 4점으로 벌렸다. 반면 KEPCO는 또다시 1승 추가에 실패하며 1승 23패(승점 4)로 연패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KEPCO는 안젤코(39점)가 1세트부터 펄펄 날며 시즌 2승을 위해 분투했다. 여기에 서재덕이 부상 복귀 이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인 24득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지만 가스파리니(29점, 서브 에이스 4개)는 물론 막판 뒷심을 보여주며 해결사로서 존재감을 과시한 문성민(30점)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리드 없이 치열한 공방전 속에 1세트 접전 양상을 띄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하지만 경기 초반 약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가스파리니가 23-22로 1점 앞선 상황에서 오픈과 서브 에이스로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며 현대캐피탈이 25-22로 1세트를 선취했다.
아쉽게 1세트를 내줬기 때문인지 KEPCO는 2세트 끈질기게 현대캐피탈을 괴롭혔다. 초반 안젤코와 서재덕이 번갈아 점수를 올리며 조금씩 리드를 잡은 KEPCO는 서재덕의 퀵오픈으로 24-23으로 먼저 세트포인트를 잡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 했다.
하지만 그대로 끝날 것 같았던 2세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듀스 접전으로 이어졌다. 특히 문성민은 2세트에만 85.7%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현대캐피탈의 공격 선봉에 섰다. 결국 31-31까지 이어진 듀스에서 서재덕의 서브 범실로 먼저 세트 포인트를 잡은 현대캐피탈이 문성민이 백어택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잡아내며 2세트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2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내준 KEPCO는 서재덕의 맹활약에 힘입어 마지막 기회인 3세트를 21-25로 잡아냈다. 3세트서 흐름을 탄 KEPCO는 4세트서도 안젤코와 서재덕이 펄펄 날았고, 당황한 현대캐피탈의 범실까지 연달아 이어지며 먼저 리드를 잡았다. 결국 4세트도 19-25로 KEPCO가 가져가면서 승부는 마지막 5세트에서 가려지게 됐다.
6-6까지 동점으로 진행되던 두 팀의 마지막 세트는 양준식의 서브 에이스로 KEPCO가 6-8로 앞서가면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연달아 공격 득점을 만들어내며 다시 뒤집었고, 1점차 공방이 이어지면서 좀처럼 승부의 행방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문성민의 터치넷에 이어 안젤코의 백어택으로 KEPCO가 먼저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13-14, 단 1점으로 혈전이 끝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신경수와 양준식의 범실이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승부는 또다시 미궁에 빠졌고, 문성민이 마지막 백어택으로 긴 승부에 방점을 찍었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서는 자신의 올 시즌 개인 4호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한 니콜(36점,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6개)의 활약에 힘입어 도로공사가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2(20-25, 17-25, 25-11, 25-18, 15-1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도로공사는 15승 10패(승점 42)를 기록하며 4위 현대건설(13승 11패, 승점 40)에 승점 2점차로 앞서 3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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