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슈왈제네거, 김지운 감독과 의리 진했다 [현장스케치]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2.19 22: 29

할리우드 액션 스타의 의리는 따뜻하고 진했다. 할리우드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영화 ‘라스트 스탠드’로 함께했던 김지운 감독의 단편 영화 촬영장을 찾아 김 감독과의 의리를 과시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복귀작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19일 오후 7시 35분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에 위치한 김지운 감독의 단편 영화 ‘하이드&시크(Hide&Seek)'의 촬영 현장을 방문했다.
오후 6시께 인천공항 도착 직후 김지운 감독을 만나기 위해 화성으로 달려온 그는 장시간 비행에도 지친 기색 없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촬영장에 나타났다.

주머니에 두 손을 넣은 채 수행원들과 함께 촬영장 끝에서 여유롭게 걸어오는 그를 김지운 감독은 반갑게 맞이했다. 두 사람은 몇 차례 따뜻한 포옹으로 오랜만에 만난 기쁨을 드러냈다. 포옹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에 선 채로 서로를 마주보며 환담을 나눴다.
이윽고 김지운 감독은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모니터 앞으로 데려갔다. 촬영 중인 영화 ‘하이드&시크’의 촬영 분을 보여주려 한 것. 이번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영화 촬영 현장 방문은 김 감독과의 인연 외에도 한국 영화 제작 현장에 대한 그의 특별한 관심으로부터 성사된 것이기에 의미가 깊었다.
두 사람은 모니터 앞에 나란히 앉아 영상을 봤다. 영상 속에는 배우 강동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슈왈제네거는 김 감독에게 “어떤 영화를 찍고 있냐”라며 질문했고, 이에 김 감독은 “첩보물 같은 것을 찍고 있다. 내용은 뻔할 수 있지만 액션과 '스크린 엑스' 표현 기법으로 새로움을 주고 싶다”라며 자신이 찍고 있는 영화를 소개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특히 신기해했던 것은 이번 ‘하이드&시크’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스크린 엑스(Screen X)라는 신기술이다. ‘스크린 엑스’란 프레임을 스크린에만 한정하지 않고 상영관 공간 전체로 확대해 더 넓은 시야각을 제공, 몰입도 높은 영상을 선보이는 멀티 프로섹션 기술로 한국에서 CGV를 통해 처음 시도된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감탄하며 영화의 촬영 기법에 대한 몇 가지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이어 두 사람은 복도식으로 길게 이어진 촬영 현장을 걸었다. 모니터에 앉아 설명으로만 듣던 것을 실제로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촬영 현장을 다 본 후에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당 이후부터는 취재진들에게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식사 자리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식당에 마련된 ‘라스트 스탠드’의 한국 포스터를 보고는 “한국의 포스터는 이것이냐”며 신기해했다. 또한 마련된 도시락 형 비빔밥을 보며 “어떻게 먹냐”라고 물었고 김지운 감독은 “나도 처음이다”라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김지운 감독이 “한국에서는 평점이 비교적 잘 나왔다”라며 한국에서의 상황을 전하자 슈왈제네거는 “미국에서도 평가가 좋았다. 영화를 잘 만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영화 중 평가가 가장 좋은 영화인 것 같다”라고 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비록 30분 남짓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지운 감독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그의 의리는 톱스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보여준 그만의 따뜻한 면모였다.
슈왈제네거는 오는 20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콘래드 호텔 5층 파그 볼륨에서 방한 기념 기자회견을 갖고, 오후에는 캐이블 채널 tvN'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한다. 방송 출연 일정이 끝난 후 곧바로 전세기를 타고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한편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을 맡은 영화 '라스트 스탠드'는 헬기보다 빠른 튜닝 슈퍼카를 타고 돌진하는 마약왕과 아무도 막지 못한 그를 막아내야 하는 작은 국경마을 보안관 사이에 벌어지는 생애 최악의 전투를 그리는 작품.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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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곽영래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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