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신변잡기에서 벗어나 공감 토크쇼를 표방한 ‘화신’의 첫 얼굴은 경험에서 비롯된 친근한 수다 한판이었다.
SBS 새 예능프로그램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가 19일 방송을 통해 베일을 벗은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랭킹토크쇼 포맷의 실체는 게스트들 간의 입담 대결이었다.
'화신'은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질문을 놓고 시청자 설문조사를 통해 동시대를 사는 이들의 관심사와 마음의 경향을 알아보는 랭킹토크쇼 포맷의 프로그램. 첫 방송에서는 '아내, 여자친구와의 말싸움에서 절대 지지 않을 수 있는 신의 한 수', '직장 내 선후배 사이에 부담으로 느껴지는 행동'을 주제로 MC들과 게스트가 10대부터 50대까지의 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맞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게스트로는 방송인 전현무와 개그맨 이수근, 가수 은지원과 김종민이 참여했다.

주제를 던지는 방식은 세 명의 MC가 꾸미는 콩트였다. 여자친구에게 도무지 말싸움을 이길 수 없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신동엽과 김희선이 연인으로 분해 지하철로 만들어진 세트에서 다툼을 이어갔고, 윤종신이 간간이 참견하며 웃음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웃음을 유발하기 보다는 작위적인 느낌이 강해 아쉬움을 남겼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설문조사 결과를 맞히는 과정은 세 명의 MC와 출연자들의 경험에서 비롯된 입담으로 채워졌다. 교통사고를 당한 상황에서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병원복을 입고 탈출을 시도한 전현무의 경험을 비롯해, 아내와 결혼 뒤 처음으로 언성을 높여가며 싸운 뒤 화해의 타이밍을 잡기 위해 백을 사주겠다고 미끼를 던진 신동엽의 에피소드까지 출연자 개인의 경험담은 대다수 사람들이 지목한 의견을 찾는 과정의 지표이자 개별 에피소드 자체로 예능프로다운 웃음 포인트를 만들었다.
'화신' 첫 방송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친 건 역시 베테랑 신동엽이었다. 설문의 답을 맞히기 위해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는 과정은 여타 토크쇼에서와 마찬가지로 맛깔스러웠으며 특유의 '19금 개그' 역시 이어져 순간순간 폭소를 자아냈다. 관심을 모았던 김희선의 예능 MC 도전은 첫회인 만큼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다만 다수의 남성 출연자 사이에서 여성의 입장에 선 시각과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솔직함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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