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연패에 나서는 일본의 시작이 깔끔하지 않은 모습이다. 주축 선수들은 덜 올라온 컨디션이 걱정이고 일부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탈락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20일로 예정된 28인 엔트리 제출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일본 대표팀은 지난 17일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공식 첫 연습경기에서 0-7로 졌다. 이번 대회에서 마운드의 에이스로 불렸던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와 마에다 겐타(히로시마)를 모두 내고도 불안감만 확인했다. 타선도 3안타에 그치며 침묵했다. 야마모토 고지 일본 대표팀 감독은 “첫 경기의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당초 일본은 18일 세이부와 한 차례 더 연습경기를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비 때문에 경기가 시작되지 못하고 취소됐다. 이 경기 후 28명의 엔트리를 발표할 생각이었던 야마모토 감독의 구상도 꼬였다. 결국 20일 자체 청백전을 치른 뒤 엔트리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몇몇 부분에서 썩 좋지 않은 징조들이 보인다.

에이스 다나카의 난조야 첫 경기였다고 넘길 수 있다. 그러나 다나카와 함께 대표팀의 원투펀치로 거론되던 마에다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마에다는 17일 연습경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이 137㎞에 그쳤다. 오른쪽 어깨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불펜의 핵심으로 한 때 마무리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아사오 타쿠야(주니치)도 역시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
두 선수 모두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는 있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으로 대회에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에 일본 언론들은 “확실한 카드로 여겼던 마에다와 아사오가 대표팀 엔트리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부에는 예비 엔트리에 없는 선수가 대체 요원으로 합류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본 코칭스태프는 이에 말을 아끼고 있지만 야마모토 감독으로서는 낭패나 다름 없는 일이다.
여기에 오른손 중지 손톱이 깨져 정상적인 송구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중심타자 무라타 슈이치(요미우리)도 변수다. 톱타자 후보 중 하나였던 오오시마 요헤이(주니치)도 왼쪽 팔꿈치를 다쳐 비상이 걸렸다. 부상자 없이 비교적 순탄하게 흘러오는 듯 했던 일본이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야마모토 감독은 휴식일이었던 19일 언론과의 접촉을 되도록 피한 채 엔트리 구상에 골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대책에 관심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28인 엔트리는 20일 오후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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