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SK다. 오키나와 캠프에서의 실전 결과가 더 중요해진 이유다. 이런 경쟁에서 여건욱(27)과 문승원(24)이라는 신예들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SK는 올 시즌 선발진 구성에 변수가 많은 편이다. 왼손 에이스 김광현은 어깨 재활에 들어갔고 선발 보직 전환을 노리는 엄정욱 역시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두 선수는 재활에 전념하기 위해 오키나와를 떠나 22일 팀의 2군 전지훈련지인 광저우에 합류한다. 송은범 채병룡도 출발이 다소 더딘 편이고 외국인 선수 2명(세든, 레이예스)은 적응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가장 믿을 만한 선수인 윤희상 또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차 소속팀을 잠시 비웠다.
이런 상황에서 이만수 SK 감독은 새롭게 선발후보들을 압축하고 있다. “아직 재활조 선수들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힌 이 감독은 2명의 외국인 선수와 더불어 여건욱 문승원 신승현 제춘모를 선발 후보에 올려놨다. 오키나와에서 가질 연습경기에도 이 선수들 위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짠다는 구상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들이 바로 여건욱과 문승원이다. 현재까지는 가장 페이스가 좋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두 선수는 6일(한국시간) 열린 팀 내 첫 자체 청백전에서 나란히 선발로 등판했다. 후보군 중 몸 상태가 가장 낫다는 뜻이자 코칭스태프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고려대학교 선·후배라는 끈으로 연결된 두 영건의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오키나와 캠프 들어 첫 연습경기였던 18일 요코하마전에서도 나란히 무실점으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선발로 나선 문승원은 3이닝 동안 4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세 번째 투수로 나선 여건욱도 2⅔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두 선수 모두 직구 최고 구속은 145㎞까지 찍혔다.
경기 후 문승원은 “연습경기 첫 선발에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첫 경기여서 잘 던지고 싶었다. 안타를 많이 허용했으나 점수를 내주지 않은 점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여건욱도 “미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되지 않아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그래도 유리한 카운트로 승부한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고 자신의 피칭 내용을 돌아봤다.
다만 들뜨지는 않는 모습이다. 가장 앞서나가고 있지만 결승점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승원은 “아직도 컨디션이 40%에 못 미친다. (19일 경기에서) 직구도 높았다. 다음 경기에서는 직구 제구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다짐했다. 여건욱 역시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패턴에서 커브와 체인지업을 추가해 다양하게 던지고 있다. 앞으로도 제구력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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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원(왼쪽)과 여건욱.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