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대폭발이다.
20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 한국의 괴물 투수 류현진(26)이 첫 라이브피칭에 나섰다. FA 사상 최고의 몸값을 받는 오른손 투수 잭 그레인키와 번갈아가며 라이브피칭에 나섰고, 8명의 타자를 상대로 총 40개 공을 던졌다. 훈련 마친 뒤 류현진에 대한 미국 언론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MLB닷컴' 켄 거닉 기자를 비롯해 'LA타임스' 딜런 에르난데스 기자 등 유력 언론 기자들이 훈련을 마친 뒤 류현진을 찾아나섰다. 다저스 홍보 담당자가 류현진을 찾아 여기저기 분주히 움직였고, 미국 취재진들도 돈 매팅리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뒤 곧바로 류현진을 보기 위해 클럽하우스로 들이닥쳤다. 공식훈련 뒤 웨이트를 끝내고 라커로 들어온 류현진도 10명이 넘는 취재진의 대거 방문에 깜짝 놀란 눈치였다.

미국 현지 기자들은 이날 류현진의 피칭 뿐만 아니라 그가 걸어온 길에 상당한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LA타임스' 에르난데스 기자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앞두고 긴장하는 기색없이 평정심을 유지하며 담대하게 시즌을 준비하는 류현진의 멘탈에 관심을 드러냈다. '지켜보는 눈이 많아 긴장되는 건 없냐. 너무 여유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류현진의 대답은 "원래 그게 내 방식이다"였다. 류현진의 쿨한 대답에 취재진도 웃음을 터뜨렸다.
에르난데스 기자는 류현진의 적응력을 그가 평소 오른손 잡이라는 점에서도 찾았다. 류현진은 공 던지는 것만 왼손으로 할 뿐 모든 생활은 오른손으로 한다. 심지어 타석에 들어설 때도 오른손 타석에 들어선다. 미국 언론이 보기에도 '좌투우타' 류현진이 기이했던 모양. 류현진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왼손 투수용 글러브를 주셨다. 그래서 그냥 왼손으로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취재진 계속된 물음에 류현진은 "10살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럭비선수 출신의 아버지가 무슨 이유에선지 야구할 때부터 왼손 글러브를 쓰라고 하셨다. 아마 야구할 때 왼손이 유리하기 때문에 그러셨을 것"이라며 "오른손으로는 가까운 거리만 던질 수 있다. 밥 먹을 때나 탁구 칠 때도 전부 오른손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취재진의 관심은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 씨에게도 옮겨갔다. 기자들은 류현진에게 "아버지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봤고, 류현진도 아버지 류재천 씨 이름을 영어 스펠링으로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미국 취재진이 돌아간 후 류현진은 한국 취재진에게 "아버지가 왼손으로 안 하면 죽인다고 하셨다"고 폭로하며 폭소를 터뜨렸다.
캠프 훈련 첫 날에만 해도 다소 삐닥선을 타는 듯한 미국 언론이었지만 불펜피칭, 라이브피칭에서 연일 호투를 펼치자 온화한 시선으로 돌아섰다. 이날 인터뷰 동안에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류현진의 기이한 좌투우타와 친근감 있는 미소가 미국 취재진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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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