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이브를 거둘 수 있을까.
외국인투수 앤서니 르루가 차기 소방수로 낙점받은 가운데 KIA의 10년 넘은 숙원을 풀어줄 것인지 관심을 받고 있다. KIA는 2001년 창단 이후 확실한 간판 소방수를 보유하지 못해 매년 힘겨워했다. 지금껏 30세이브 이상을 거둔 소방수를 내놓치 못했다.
최강 소방수로 이름을 떨쳤던 임창용이 99시즌을 마치고 삼성으로 트레이드되면서 타이거즈에게 소방수는 숙원이었다. KIA가 해태를 인수한 이후에도 숙제는 풀리지 않았다. 2002년 플레이오프에서는 소방수 부재로 인해 LG에 덜미를 잡혔다. 루키 김진우를 소방수로 기용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윤석민이 2005년, 한기주가 2006년 입단하면서 해갈이 되는 듯 했다. 윤석민은 신인부터 불펜 기둥으로 나서더니 2006년 소방수로 변신해 19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선발투수로 전환했다. 바통을 이은 한기주가 2007년 25세이브, 2008년 26세이브를 따냈지만 부상 때문에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소방수의 존재감을 느낀 것은 2009년이었다. 한기주가 부상 때문에 주춤한 가운데 잠수함 유동훈이 소방수로 변신해 6승22세이브10홀드, 방어율 0.53의 맹활약을 펼쳐 12년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유동훈 역시 풀타임 소방수는 아니었다. 팔꿈치 때문에 연투가 어려워 휴식을 줘야 했다.
특히 작년에는 선동렬 감독이 부임했지만 확실한 소방수를 찾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대했던 한기주와 유동훈이 부진했고 그나마 베테랑 투수 최향남이 소방수로 나섰다. 결국 허약한 불펜은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블론세이브와 4강 탈락의 이유가 됐다.
따라서 이번 앤서니 소방수 카드는 KIA 창단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 소방수로 종주할 것인지, 임창용 이후 나오지 않는 30세이브를 달성할 것인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실로 외국인 소방수 앤서니의 어깨에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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