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주요 TV 매체를 통해 방송되는 오디션•경연 프로그램을 일년 내내 볼 수 있는 대한민국. 너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면서 피로감은 누적되었고 시청률과 관심도는 점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듣는 음악’에 길들여진 시청자와 네티즌의 ‘듣는 귀’는 점점 기대 이상의 수준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주요 방송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가 극명하게 나눠지면서 ‘등급화’•’서열화’가 심화되고 현상을 보이고 있다. ‘Prime Time’에 대부분 편성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배정하는 방송국에서는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 열을 올리고 자화자찬을 통해 띄우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성공을 거두고 있느냐에 대한 판단은 오디션 스타들이 가요계에 얼마나 성공적인 가수 활동을 해내고 있는지, 프로그램 방송 기간 중 발매되는 곡들이 음원 차트에서 얼마나 좋은 성격을 거두고 있는지 등의 객관적인 데이터에 따라 매겨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2013년 2월 말 현재, 주요 오디션 프로그램의 등급은 어떠할까? 우선 “슈퍼스타K”와 “K팝스타”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중화에 앞장선 “슈퍼스타K”는 허각•존박•울랄라세션•버스커버스커등이 가수로서, 서인국과 강승윤이 연기자로서 두드러진 활동을 선보여 왔다. 작년”슈퍼스타K4”에서도 우승자 로이 킴을 필두로 딕펑스•정준영•홍대광•유승우 등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는데, 주로 20대 남성 참가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의 인기를 많이 받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반면, 2년째를 맞이한 “K팝스타”는 실력 있는 여성 참가자들이 미래의 ‘K-Pop 스타’로 낙점된다는 차별성이 엿보인다. 작년 하반기 돌풍을 일으키며 음원 차트 정상과 주요 연말 시상식 신인상을 수상한 이하이의 빼어난 활약상은 가요계의 새로운 흐름을 예고하는 주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원년 우승자 박지민과 Top 3 백아연 역시 작년 데뷔 곡을 발표하며 앞으로의 활약상에 대한 기대를 낳게 했다. 특히 Top 10 경쟁에 돌입한 “시즌2”에서는 악동뮤지션•방예담•신지훈•최예근 등 재능을 가진 10대 참가자들을 발굴해 냈고, 음원 차트와 동영상 조회수에서 상당한 성적을 거두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위대한 탄생” 역시 지난 주 생방송을 통해 Top3만을 남겨 놓았다. 프로그램 초반 참가자들의 수준이 향상되고, 예년보다 차별화된 면을 드러내며 “슈퍼스타K”와 “K팝스타”에 빼앗긴 인기 주도권을 만회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생방송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생방송 경합의 긴장감과 흥미 요소가 덜해지면서 부진에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대중들에게 널리 각인된 “위대한 탄생” 출신 가수가 전무후무하다는 것이다. 원년 우승자 백청강이 그나마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짧은 활동 기간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또한’시즌 3’ 음원이 다수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중들은 별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다음 주부터 방송될 “보이스 코리아 시즌 2” 역시 여성 참가자들이 원년 시즌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시즌1’의 우승자 손승연을 포함 주요 참가자들의 활약상은 기대 이하 수준에 머물렀다. 과연, 대중 음악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대형 신인을 발굴하며 정상급 인기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 “보이스 코리아” 두 번째 시즌이 시작된다.
아마추어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 쌍두마차로 인정받고 있는 “슈퍼스타K”와 “K팝스타”. 정해진 순위를 인정하고 내년 시즌 새로운 도약을 다짐해야 할 “위대한 탄생”. 아직까지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발 주자로서 발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보이스 코리아”. 대중의 인기 투표는 오디션 참가자 들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에게도 매겨지고 있는 현실이 점차 심화되어가고 있는 것 이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