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자사용설명서'(이원석 감독)가 한국 영화로서는 독특하게 미장센으로 웃긴다는 평을 듣고 있다. 화면 배치와 더불어 남다른 소품은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
아방가르드한 감각과 숨은 재미를 찾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영화 속 단연 눈길을 끄는 소품은 한류 톱스타 이승재(오정세)의 야심찬 남자 돌침대 광고 포스터이다.
이 포스터는 배우는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승재의 매니지먼트 진 대표의 남다른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점에서 더욱 웃음을 자아낸다. 포스터 속 청록색 재킷과 발목바지, 그리고 한껏 세운 헤어스타일로 마치 비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오정세의 포즈와 진지한 표정은 코믹함을 배가시킨다.

두 번째 범상치않은 소품은 바로 '월리를 찾아라'이다. Dr. 스왈스키로부터 '중요하게 쓰여질 것'이라는 예언과 함께 건네 받은 이 책은 최보나(이시영)와 이승재의 로맨스를 시작하게 해 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임 미술감독이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월리를 찾아라' 속에 숨어있는 최보나와 이승재를 찾는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남자사용설명서'의 감각적인 미장센을 완성 지은 또 하나의 아이템은 바로 비디오 테이프. 극 중 최보나가 '남자사용설명서'라는 비디오 테이프를 얻게 되면서 한류 톱스타 이승재를 쥐락펴락하는 유쾌한 이 스토리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비디오 테이프가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요즘, 추억의 아이템이기도 한 이런 비디오테이프는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와 동시에 향수를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 날로먹기', '교묘하게 밥값 안 내는 기술', '혼자 노는 법', '아픈척 하는 화장법', '불로장생하는 법' 등 각종 기상천외한 비법을 담은 테이프가 소품으로 등장해 스크린을 빈틈없이 채운다.
한편 '남자사용설명서'는 지난 14일 개봉, 19일까지 전국 34만여명(영진위)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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