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개막해라!.
서정원(43) 수원 삼성 감독이 K리그 클래식의 개막일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수원은 다음달 3일 성남 일화와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2013년 시즌을 맞이한다. 서정원 감독에게는 감독 데뷔전이기도 하다.
두려울 법도 한 데뷔전이지만 서정원 감독은 오히려 기다리고 있었다. 서 감독은 19일 "출발선에 다가가고 있는데 왜 이리 빨리 가고 싶은지 모르겠다. 젊음의 패기 혹은 내가 아무 것도 몰라서 일까 생각도 했지만, 그것들은 아닌 것 같다"며 "선수로서의 경험, 많은 경기 관전, 세계 축구의 경험, 그리고 급하지 않게 지도자 준비를 하면서 1년 동안 프로를 경험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준비가 중요한데, 준비가 잘되어 있어서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이 말한 준비는 감독으로서 자신이 한 준비가 아니었다. 선수들이 동계훈련 동안 보여준 성실한 준비를 말하는 것이었다. 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동계훈련서 하는 것을 보자니 '저렇게 하는데 무엇을 무서워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괌에서의 1차 훈련서 첫 주에는 하루에 세 번씩 훈련을 했다. 괌에 있는 다른 팀들은 다들 두 번씩 해 비교가 됐지만, 그럼에도 분위기는 우리가 가장 좋았다. 예전 같으면 선수들이 힘들면 꾀병을 부리는데 그런 것들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코칭 스태프에서 쉬라고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계속 훈련을 하는 등 준비하는 자세가 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선수들간의 관계도 어느 때보다 끈끈해졌다. 서 감독은 "분위기가 좋은 것 같으면서도 선수들끼리 갈라져 있는 것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걸 아무리 작다고 하더라도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외국 선수와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 그런 것들이 발생한다. 그래서 훈련을 하다가 아무리 작은 문제가 생겨도 화해를 시키고 넘어갔다. 그런 부분들을 중요시하게 여겼다. 외국인 선수들도 팀에 빨리 흡수될 수 있는 분위기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차별도 없어졌다. 국내 선수들끼리는 한 살이라도 많으면 깍듯한 대접을 하지만, 외국인 선수는 나이를 불문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를 차단한 것. 서 감독은 "사실 외국인 선수라고 지칭하는 것도 잘못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구분해서 말하지 않고 그냥 똑같이 대하고 있다"며 "외국인 선수들에게 일이 생기면 소홀히 하지 않고 있고, 어린 선수들이 나이가 많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대드는 것 등을 바꾸라고 했다. 팀이 하나인 만큼 서로가 똑같이 대하라고 있다. 이와 같이 중요한 것들은 원칙을 고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수원은 이번 오프시즌에서 예년과 다르게 큰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언제나 이적시장을 주도하던 수원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수원의 평소보다 약한 전력보강이 이번 오프시즌의 문제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서정원 감독도 그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하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서 감독은 "아무래도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고 들어온 선수가 없다보니 걱정을 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나는 오히려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치게 됐다. 또한 선수들에 대한 신뢰도 더욱 생겼다. 백업 선수들도 기량이 있는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 선수들을 활용하게 됐고, 선수들도 자신들을 믿어주니 동계훈련서 열심히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한 말뿐이 아니었다.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베스트 11은 없다"고 선언하고 괌과 일본에서 진행한 6회의 연습경기서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단순한 기회가 아닌 동일한 시간을 배분한 똑같은 기회였다. 서 감독은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자료가 다 있다. 앞으로 1주일을 더 지켜보고 센트럴 코스트 매리너스(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를 소화할 명단을 꾸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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