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새 일일 시트콤 ‘일말의 순정’이 지상파 시트콤의 체면을 살릴 수 있을까.
지난 18일 첫 방송된 ‘일말의 순정’은 40대의 사랑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올드미스 김선미(전미선 분)는 결혼을 해야한다는 압박 속에서 첫사랑 정우성(김태훈 분)과 20년지기 친구 하정우(이훈 분)와 삼각 러브라인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일말의 순정’은 단 2회만에 김선미 역 전미선의 유쾌한 연기 변신을 전면에 앞세워 시선몰이를 하고 있다. 전미선은 그 동안 보여줬던 단아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짧은 커트머리로 등장, 주변에 있을법한 노처녀의 굴욕적인 모습을 능청스럽게 연기해내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일말의 순정’은 노처녀의 발랄한 연애일기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집필한 최수영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김선미의 감정 변화와 결혼에 대한 갈망은 무리없이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서 최수영 작가는 제목 ‘일말의 순정’에 “선뜻 남에게 이야기하기엔 부끄러운 느낌”이라고 설명해 이해도를 높였다.
김선미는 엄마 권기선과 둘만 사는 집에서 잼 뚜껑을 열지 못하자 잔소리가 폭발한 엄마 앞에 “잼 뚜껑 열어주는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큰소리를 치며 올드미스의 고충을 사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절절하게 그려냈고 등장 인물간의 유기적인 관계와 이들의 세심한 연결고리는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MBC는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를 폐지하며 시트콤 장르의 종영을 선언했다. 또 SBS도 지난해 초 이후 부진을 이유로 시트콤을 더 이상 제작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KBS는 지난해 4년 만에 일일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를 부활시킨 이후 후속작 ‘패밀리’가 호평 속에 종영, 시트콤 장르에 대한 가능성을 또 한 번 엿보게 했다. 이에 후속작 ‘일말의 순정’이 탄탄한 대본과 군더더기 없는 연출, 완벽한 상황 속 시트콤의 맛을 100% 살려낼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지상파 시트콤의 체면을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8일 첫 방송된 ‘일말의 순정’ 첫회는 전국기준 7.8%, 19일 방송분은 7.0%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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