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얼굴에 주름은 더욱 깊어졌지만 주름 사이에서 배어 나오는 액션스타의 미소는 가슴을 따뜻하게 할 만큼 인자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라스트 스탠드’(감독 김지운) 기자회견에 김지운 감독과 함께 참석했다. 배우로서는 처음 내한한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향한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라스트 스탠드’의 포스터를 연상케 하는, 단단한 풍채를 자랑하며 위엄 있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가 등장하자 플래시 세례가 정신없이 터졌고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여유 있게 포즈를 취했다.

자리에 착석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먼저 “한국에 다시 와서 정말 좋다. 한국에 올 때마다 항상 ‘I will be back’이라고 얘기했는데 약속을 지켰다”고 첫 인사를 건넸다. 이어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성심성의껏 친절하게 대답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임기를 마친 후 10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로 복귀를 알렸다. 극 중 미국 LA 경찰 마약 전담반 요원을 그만두고 국경마을 섬머튼의 보안관이 된 레이 오웬스 역을 맡은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마약왕 코르테즈가 국경을 넘기 위해 자신의 마을로 오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그의 도주를 막기 위해 불가능한 대결을 펼친다.
10년 만에 복귀작으로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배우는 항상 작품을 고를 때 영화의 스토리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어필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돌입한다”며 “배우들은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를 원한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가 바로 그런 스토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LA 경찰 영웅으로 일 하다가 삶에 지쳐서 나이가 들었던 사람이 다시 영웅이 되는 그런 설정이었는데 나약한 면도 가지고 있으면서 내 나이에 걸 맞는 인물,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결정적인 건 김지운 감독님의 얘기에 매료됐다. 김지운 감독의 작품 중 마지막으로 본 건 ‘놈놈놈’이었는데 뛰어난 연출력과 재미있는 이야기, 시각적으로도 멋진 영화라 같이 하고 싶었다”며 “작품이 결정됐을 때 의사소통을 걱정했지만 서로 잘 통한다는 걸 알았다. 중요한 건 서로에 대한, 작품에 대한 존중이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것을 토대로 해서 일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유명한 대사인 ‘I will be back’을 해달라는 요청에 주저하지 않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대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뿐 아니라 그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한 팬의 갑작스러운 사인요청에 당황하지 않고 사인을 한 뒤 취재진을 향해 다시 한 번 인자한 미소를 지은 채 손을 들어 인사를 하며 퇴장했다.
한편 ‘라스트 스탠드’는 헬기보다 빠른 튜닝 슈퍼카를 타고 돌진하는 마약왕과 아무도 막지 못한 그를 막아내야 하는 작은 국경마을 보안관 사이에 벌어지는 생애 최악의 혈투를 숨 가쁘게 보여주는 영화로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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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