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받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네".
19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NC 다이노스의 연습경기가 벌어진 도류구장. 김경문(55) NC 감독이 1루측 더그아웃에 모습을 나타내자 대표팀 선수들은 순서대로 찾아가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두산 시절 제자였던 손시헌(32)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함께 금메달 신화를 일궈낸 이승엽(36), 이대호(31) 등도 김 감독을 찾아가 인사를 했다.
팀 선배가 인사를 했으니 후배들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 결국 대표팀 거의 모든 야수들은 김 감독을 찾아가 인사를 했다. 김 감독은 "인사 받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미소지었다.

인사 받기가 힘들었기 때문일까. 다시 연습경기가 펼쳐진 20일 도류구장 1루측 더그아웃에는 김 감독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알고보니 김 감독은 대표팀 훈련이 벌어지던 시간에 경기장 3층에 올라와 있었다. 자신이 나타나면 다시 대표팀 선수들이 인사를 할 것이고, 그러면 선수들의 훈련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류중일(50)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3층으로 김 감독을 찾아가 인사를 했다. 김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감독을 해 봤기에 누구보다 류 감독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저 자리 엄청 스트레스 받는다. 류중일 감독 마음 내가 정말 잘 안다"고 말하는 김 감독이다.
김 감독은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하면서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대표팀 컨디션 끌어올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그에 맞춰 경기에서 여러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팀에 대한 작은 배려가 돋보이는 김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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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타이완)=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