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유전자가 있다면 이런 것일까.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우승 확정을 앞두고 대기록과 함께 V7의 원대한 목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20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5-20, 21-25, 25-17, 25-18)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10연승을 달리며 21승 3패(승점 59)를 기록한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우승 확정까지 단 승점 1점만을 남겨두게 됐다.
2위 현대캐피탈(15승 10패, 승점 45)이 19일 KEPCO전에서 풀세트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하고도 승점 2점을 추가하는데 그치면서 삼성화재의 매직넘버도 1로 줄어든 것. 현대캐피탈은 남은 5경기를 풀세트없이 전승해도 승점 60점에 그쳐 정규리그 우승은 어려운 상황이다.

올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삼성화재의 성적이 예년과 같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삼성화재의 전력에 있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괴물 용병' 가빈 슈미트가 러시아 무대로 떠나면서 그의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가빈의 대체자로 한국 무대를 밟은 레오에 대해서도 '검증되지 않은 어린 선수'라는 이유로 의문부호가 붙었다.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후보로 삼성화재를 꼽은 이는 이경석 전 LIG손해보험 감독 1명뿐이었을 정도.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화재는 역시 강했다.
새 용병 레오는 개막전에서 51득점을 기록하며 가빈을 뛰어넘는 '슈퍼 용병'으로 존재감을 확인시켰고 소위 말하는 '몰빵배구'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삼성화재의 철벽 수비라인도 건재했다. 고희진-여오현-석진욱의 노장들을 주축으로 세터 유광우까지 한층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며 선두를 질주했다.
정규리그 24경기를 치르는 동안 삼성화재가 거둔 성적은 21승 3패. 연패 없이 5라운드까지 단 3패만을 기록하는 압도적인 강함을 보인 삼성화재는 '가빈이 없어 약할 것이다'라는 시즌 전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으며 자신들의 '우승 유전자'를 증명하고 있다.
만약 삼성화재가 5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오는 23일 KEPCO전에서 승점 1점 이상을 따낸다면 남자프로배구 역사에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바로 남자프로배구 최초로 최종 라운드(6라운드) 돌입 이전에 정규리그 우승 확정과 최단경기 우승이라는 대기록이다. 특히 최종 라운드 이전에 우승을 확정짓는 것은 여자부에서도 단 한 차례(2007-2008시즌 흥국생명)에 불과한 엄청난 기록이다.
삼성화재로서는 당연히 노장들의 부상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도 한시 바삐 우승을 확정짓고 챔프전 준비에 '올인'하고 싶은 마음이다. 통산 7번째 우승을 정조준한 삼성화재가 과연 최하위 KEPCO를 상대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 배구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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