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 깊은 추신수, "아로요 이야기는 이제 그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2.21 06: 34

"내가 미안해진다". 
'추추트레인' 추신수(31)가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을 때 가장 환호한 사람들은 아마도 신시내티 투수들이었을 것이다. 추신수는 신시내티를 상대로 통산 24경기에서 94타수 33안타 타율 3할5푼1리 7홈런 16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출루율은 4할2푼6리, 장타율은 0.713으로 OPS가 무려 1.139에 달했다. 
특히 선발투수 브론슨 아로요는 추신수와 15차례 투타 맞대결에서 14타수 8안타 1볼넷으로 철저하게 당했다. 특히 안타 8개중 4개가 홈런이고 3개가 2루타로 장타가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신시내티 캠프에서 추신수를 처음 만난 아로요가 포옹까지 할 정도로 기뻐했다는 후문. 그는 "추신수의 가세로 평균자책점의 0.5는 낮아질 것"이라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아로요 뿐만 아니라 신시내티의 핵심투수들도 대부분 같은 마음이다. 맷 레이토스(0.429) 호머 베일리(0.375) 마이크 리크(0.600) 등 신시내티 주요 선발투수들이 추신수에게 집중타를 당했다. 추신수의 가세가 신시내티 투수들에게는 큰 축복이다. 
신시내티 동료들도 농담삼아 추신수에게 이 같은 말을 많이 한다고. 추신수는 "내가 신시내티 투수들에게 강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우스갯 소리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처음 한두 번은 기분이 좋았지만 이제는 조금 그렇다. 농담도 한두 번이지 계속 하면 내가 선수들에게 미안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상대팀 선수가 아닌 같은 팀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사려 깊은 마음을 보였다. 
추신수는 선수들과도 이미 친밀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적응이 잘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계속 있어서 그런지 새로운 팀이라고 해서 불편한 건 없다. 신시내티 선수들과 같이 뛰는 것은 처음이지만, 클리블랜드 시절부터 1년에 6번씩 신시내티 선수들과 만났다. 지나가고 인사하며 이미 익숙해진 사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미 추신수는 동료들 뿐만 아니라 구단 수뇌부의 환심도 샀다. 그를 트레이드로 데려온 월트 자케티 단장은 "추신수는 캠프 시작 전부터 미리 합류했고, 아침 일찍부터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에 대해 추신수는 "애리조나가 집이고, 원래 여기서 계속 훈련을 해왔다. 1~2년 한 것도 아니고, 학교 다닐 때부터 일찍 시작하는 게 내 성격이고 내 스타일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한국시간으로 23일부터 25일까지 친정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시범경기 첫 3연전을 갖는다. 신시내티와 클리블랜드는 굿이어 볼파크 훈련장을 함께 쓰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의 옛 동료들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라며 친정팀 선수들과 재회를 손꼽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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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굿이어=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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