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새 외국인 선수 크리스 세든(30)이 첫 실전을 가졌다. 평가는 비교적 후한 편이다. 적응만 잘 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SK와 계약한 세든은 20일 오키나와 구시가와 시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는 평범했다. 3이닝 동안 총 4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했다. 1회가 아쉬웠다. 안타 2개, 볼넷 1개는 물론 보크도 2번이나 저지르며 2실점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3㎞였다. 아주 좋은 편도, 아주 나쁜 편도 아닌 첫 등판이었다.
다만 코칭스태프의 얼굴은 웃는 쪽에 가깝다. 이만수 SK 감독은 “세든이 첫 출전치고는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은 “1회 보크가 있었지만 2회부터는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영리한 친구이기 때문에 보크 문제는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 본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보크가 1회 실점 상황을 야기한 만큼 이 부분만 해결하면 크게 흠을 잡을 곳이 없는 투구였다는 뜻이다.

미국과 한국의 보크 기준은 다소 다르다. 미국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동작도 한국에서는 보크로 판정받는 경우가 있다. 세든은 견제 동작에서 보크를 범했다. 하지만 실전을 거치면서 교정해 나가면 되는 일이다. 오히려 SK는 2회 이후 투구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를 지켜본 SK의 한 관계자는 “삼자 범퇴는 아니었지만 2·3회는 깔끔했다. 3회 피출루도 실책성 안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든은 큰 키에서 나오는 직구의 타점이 좋다는 평가다. 투구폼에서도 이점이 있다. 성준 SK 투수코치는 “타자들이 까다로워 할 만한 스타일이다”라고 장점을 이야기했다. 왼손투수인데다 릴리스 포인트가 높고 공이 손에서 나오는 타이밍이 독특하다. 생각보다 큰 위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몸 상태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144㎞)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아직 시즌이 한 달가량 남았음을 고려하면 이날 스피드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친화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워낙 낙천적인 팀 동료 조조 레이예스에 가려 있기는 하지만 세든도 만만치 않게 외향적인 선수라는 게 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료들과 장난도 잘 친다. 다만 야구에 대해서는 대단히 진지한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팀 적응도 지금까지는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세든은 이날 경기 후 “1회는 마운드 흙과 높이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러나 2회부터는 내 페이스를 찾았다”라고 한 뒤 “1회 보크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는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빨리 적응하겠다. 다음 경기에는 오늘보다 더 집중하고 편안하게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