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함을 가져야 한다".
KIA 내야수 김주형은 지난 1월 말 애리조나 캠프도중 조기 귀국 했다. 부상과 관계없는 유일한 조기귀국자였다. 미국땅에서 짐을 꾸려 쓸쓸하게 돌아와 곧바로 멀고 먼 중국 운난성의 징홍시까지 찾아가는 고난의 행군을 했다.
유일한 조기귀국으로 심적인 고통도 많았을 것이다. 중심타자들의 복귀와 함께 치열한 주전경쟁에서 탈락하는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김주형을 강하게 만들려는 선 감독의 속마음이 들어있었다. 절실함을 갖고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채찍질이었다.

오키나와 전훈캠프에서 만난 선감독은 "애리조나 캠프 도중 한 명을 귀국시키기로 논의를 했었는데 원래 대상자는 김주형이 아니었다. 코치진은 만장일치로 다른 선수를 선택했는데 내가 김주형을 지목했다. 김주형이 최대한 힘겨움을 겪어봐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절실함을 갖고 야구를 할 수 있고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대화 코치에게도 혹독하게 다루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나는 절실함을 갖고 열심히 하면 무조건 기회를 준다. 김주형을 중국으로 보낸 것은 그만큼 내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형이가 중국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한대화 코치가 적극 추천했다. 이번에 귀국하면 김주형을 1군에 불러 시범경기에 출전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김주형을 작년 NC 특별지명과 김주찬 보상 과정에서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할 정도로 관심을 갖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중심타선의 공백을 대비한 카드이기도 하다. 작년에도 이범호 최희섭이 부상으로 빠지자 주전으로 뛰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이 복귀하면서 자리가 없어졌다. 자칫 김주형에게는 의욕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 감독은 김주형이 경쟁에서 뒤지지 말라는 일종의 자극을 준 것이다. 그리고 한대화 코치를 통해 김주형의 동향을 매일 체크했다. 선감독은 김주형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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