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뿐이 아닌 1루도 격전지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LG가 2013시즌 주전 1루수 찾기에 나섰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이병규(7번)와 최동수에게 1루수를 맡기기로 결정했지만 이병규가 다시 외야수로 돌아감에 따라 LG는 최동수 외에 또 다른 주전 1루수를 발굴해야 한다.
사실 이병규가 1루를 보면서 LG는 효율적으로 야수진을 교통정리했었다. 박용택 이진영 이병규(9번) 이대형 등 외야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병규가 1루만 착실하게 맡아주면, 팀 공격력이 극대화됐다.

하지만 이병규는 1루수로 뛴 지난해를 돌아보며 “작년 무릎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1루로 포지션을 옮겼는데 사실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1루수는 매순간을 움직여야 했다”고 말했다. 작년 이병규는 시즌 중반 무릎부상으로 이탈한 바 있다.
20일까지 4번의 연습경기를 치른 가운데 LG는 유망주 김용의(28)와 최영진(25)을 1루수로 집중투입하고 있다. 둘 다 주포지션은 3루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이 주전 3루수 정성훈의 벽을 넘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3루보다는 1루에 전념,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주전자리를 꿰찰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연습경기 진행 상황만 놓고 보면 백중세다. 김용의와 최영진 모두 4경기 연속 안타행진 중이다. 주로 김용의가 1루를 맡고 최영진은 3루에 있지만 경기 중반 서로 자리를 바꾸기도 한다. 지난 20일 요코하마전에서는 최영진이 처음으로 주전 1루수로 나왔다.
물론 김기태 감독이 상대투수에 맞춰 둘을 플래툰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 좌타자 김용의가 우투수를 상대하고 우타자 최영진은 좌투수를 상대하는 식의 운용이다.
실제로 김용의는 지난 시즌 좌투수와 맞이한 13번의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반면 우투수에게 타율 2할4푼6리, 사이드암에게 타율 5할을 찍었다. 최영진은 반대로 좌투수에게 2할7푼8리, 우투수에게 1할4푼3리를 쳤다. 사이드암을 상대로는 김용의와 마찬가지로 타율이 5할이었다.
정규 연습이 끝난 후에도 둘은 매일 자발적으로 호텔 옆 테니스장에서 야간 연습에 임한다. 김무관 타격코치는 "용의는 참 특이한 아이다. 타격 메커니즘에서 수정할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엄청난 연습량으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영진이는 내게 직접 찾아와 경기에 뛰고 싶다고 하더라. 둘 다 배짱이 있는 선수들이다"고 둘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둘의 경쟁은 남은 연습경기서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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