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메시, AC 밀란전서 왜 부진했을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2.21 15: 56

리오넬 메시(26, FC 바르셀로나), 왜 못했을까?.
FC 바르셀로나는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AC 밀란에 0-2로 패했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간판 공격수 리오넬 메시의 침묵 속에 다음 달 13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을 앞두고 두 골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둬야 하는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메시는 AC 밀란을 상대로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심지어 슈팅 시도 자체도 단 2차례에 불과했다. 평소의 날카로운 움직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메시 선수 경력을 통틀어 이렇게나 부진했던 경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더 큰 문제는 활동량에 있다. 이날 경기에서 메시는 풀타임을 소화하고도 7339m에 불과한 활동량을 기록했다. 이는 이번 경기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메시의 부진은 개인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현재 팀이 처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메시는 직전 열린 라리가 24라운드 그라나다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2골을 넣었다. 메시의 맹활약에 바르셀로나는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21승 2무 1패, 승점 65점을 기록해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승점차를 15점으로 벌렸다.
그라나다의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 평균적으로 압도적인 득점 기록을 선보이고 있는 바르셀로나는 그라나다전에서 예전과 같은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만약 메시가 2골을 몰아치지 못했다면 분명 결과까지 달라질 수 있는 경기였다.
바르셀로나의 경기력이 떨어진 것은 사비의 부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사비는 지난 4일 발렌시아와 라리가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이후 검진 결과 사비는 햄스트링이 부분적으로 찢어졌다는 판정을 받고 헤타페전과 그라나다전에 연달아 출전하지 못했다.
부상을 극복한 사비는 AC 밀란과 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패스 마스터'라는 별명을 가진 그였지만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사비가 흔들리면서 중원을 압도하지 못한 바르셀로나는 경기력이 떨어지고 말았다.
또 다비드 비야는 아예 경기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부상으로 인해 장기 결장하면서 제자리를 잃었던 비야는 이적설까지 나돌았다. 만약 사비가 없는 상황에서 공격진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비야가 있었다면 경기력은 달라질 수 있었다. 홀로 고군분투하는 메시를 도와 AC 밀란의 수비진을 괴롭혀야 할 비야가 없었기 때문에 메시는 상대 수비의 집중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날 바르셀로나는 AC 밀란에 비해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 최근 상승세를 걷고 있는 AC 밀란은 철저하게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차단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지키면서 한방을 노리겠다는 의지였다. 최근 AC 밀란은 2골 이상 넣은 경기서는 좀처럼 패배를 당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수비적 안정감을 통해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피곤한 바르셀로나는 AC 밀란의 작전에 말려 들고 말았다. 
AC  밀란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은 바르셀로나는 빨리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오는 24일 세비야와 경기를 펼친 뒤 연달아 '엘 클라시코 더비'를 펼쳐야 한다. 코파 델레이와 정규리그 경기다. 과연 AC 밀란서 흔들렸던 바르셀로나가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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