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 박찬욱 감독의 이유 있는 자신감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2.21 17: 30

“잘 하는 걸 해달라고 해서 해줬다”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대답이었다.
박찬욱 감독은 여배우 미아 바시코브스카와 함께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화 '스토커'(감독 박찬욱 각본 웬트워스 밀러)의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할리우드 진출작과 관련된 소감과 생각들을 솔직하게 밝혔다.

이날 유독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박찬욱 감독의 자신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저의 개성이나 작품세계가 있다면 그런 것이 좋으니까 절더러 영화를 만들자고 하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그 사람들도 그걸 존중해주고 마음껏 발휘하도록 그런 걸 원했고,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영어도 못하는 사람 데려가다 찍게 할 때는 잘 하는 걸 하라는 뜻이지 않겠나. 잘 하는 걸 해달라고 해서 해줬다”라며 ‘스토커’를 통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드러낸 것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할리우드에서의 작업이 좋았던 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이런 배우들을 만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물론 한국에도 좋은 배우들이 많지만 어쨌든 미아는 없었다. 니콜도 만날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 제일 좋은 점이다. 영화의 피아노 음악 만든 필립 글래스라는 분은 어린 시절부터 숭배하다시피 존경하는 분이었다”라며 밝혔다.
이뿐 아니라 그는 웬트워스 밀러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여백이 많아서 뭔가 붓을 대고 칠할 공간이 넓은 각본으로 다가왔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함께 스태프로 참여한 정정훈 촬영감독에 대해서도 “정정훈이라는 제 큰 조력자 데려갈 수 있어서 그런 것도 (바쁘게 찍어도 원래의 의도를 놓치지 않고 잘 찍을 수 있었던) 아주 큰 이유가 된 것 같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칭찬했다.
자신이 함께 한 제작진과 배우들, 시나리오와 영화의 모든 요소들에 만족감을 표하는 모습에서 영화 ‘스토커’가 감독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만큼 박찬욱의 영화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만족감은 이날 박찬욱 감독이 보인 자신감의 이유였다.
실제로 박찬욱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는 여러 면에서 화제성이 높은 작품이다. 시나리오는 ‘석호필’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미국 배우 웬트워스 밀러가 8년간 쓴 작품이고, 주연 배우는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먼과 매튜 구드를 비롯해 주목받는 신예 미아 바시코브스카가 맡아 열연했다. 제작은 유명 감독 리들리 스콧과 故 토니 스콧 형제가 맡았다. 여러모로 '박찬욱의 할리우드 진출작'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최상의 그림이 그려진 것. 감독 스스로 만족을 드러내는 작품 '스토커'로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린 박찬욱 감독의 첫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스토커'는 18살 생일 아버지를 잃은 소녀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찾아오고, 소녀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박찬욱 감독의 첫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 니콜 키드먼, 미아 바시코브스카, 매튜 구드 등이 출연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오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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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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