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과 이재용 감독은 ‘뻔함’을 거부하는 연출자다. 소재의 선택과 스토리 전개에 있어 과감하다. 두 감독은 이번에도 그 독특함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예정이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등 언제나 낯설고 파격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다.
흔한 소재도 박찬욱 감독의 손을 거치면 새로운 것으로 태어난다. 박찬욱 감독은 상투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얘기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접목해 매력적으로 풀어내 매번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그런 그가 미국으로 건너가 메가폰을 잡았다. 박찬욱 감독이 오는 28일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Stoker)’를 내놓는다. ‘스토커’는 18살 생일에 아버지를 잃은 소녀 인디아(미아 바시코브스카 분)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매튜 구드 분)이 찾아오고, 그로 인해 소녀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매혹적인 스릴러극이다.
21일 열린 ‘스토커’ 기자회견에서 출연배우 미아 바시코프스카는 박찬욱 감독에 대해 “지금까지 작업했던 감독들과 전혀 다르다. 감동받았던 점은 굉장히 섬세하다는 것”이라며 “장면을 의도하거나 은유법을 쓸 때 굉장히 많은 시간을 생각해서 독특한 장면을 만들어낸다”고 박찬욱 감독 특유의 연출법을 전해 ‘스토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재용 또한 범상치 않은 감독이다. 흥행성적은 저조하지만 ‘다세포소녀’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마이너 정서를 담았다. 특히 이 영화에서 가난을 의미하는 회색 인형을 등에 업은 김옥빈 캐릭터는 최고였다. ‘여배우들’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형식의 영화였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어 여배우들의 토크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이재용 감독은 28일 개봉하는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이하 뒷담화)도 ‘여배우들’과 같이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결합했다. 인터넷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원격 연출 영화를 찍겠다며 홀연히 할리우드로 떠나버린 괴짜 감독 이재용과 대혼란에 빠진 배우들의 모습을 리얼하고 유쾌하게 담아낸 작품.
전세계 영화사상 최초로 영화를 원격으로 연출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다. 감독이 없는 현장 때문에 배우 윤여정은 제작보고회에서 “우린 이재용 감독의 희생양이었다”고 토로했을 정도. 평범한 것 이외의 표현을 모두 갖다 붙여도 될 만큼 기존 영화 문법을 뒤엎는 파격적인 발상과 다양한 장르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연출과 예측할 수 없이 전개되는 과감한 내러티브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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