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지난해 이맘때다. 일본 가고시마로 2차 스프링캠프를 떠난 넥센 히어로즈에서 연습경기마다 맹타를 휘두르는 유망주가 있으니 바로 내야수 서건창(24)이었다.
넥센 코치진은 2011년 말 신고선수로 들어와 바로 정식선수 등록을 밟고, 지난해 1차 미국 캠프에 이어 2차 일본 캠프까지 뽑힌 서건창을 보며 "일낼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연습경기에서도 쉼없이 치고 달렸다. 그러나 '찻잔 속의 태풍'일 뿐, 무명인 그를 넥센 외 아무도 주목하는 이가 없었다.
1년 동안 서건창의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개막전 결승타서부터 기대를 현실로 만들며 단숨에 시즌 신인왕, 2루수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시즌 내내 경험, 체력 부족으로 힘든 고비를 겪기도 했으나 그는 자신의 뽑아준 팀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악바리 같이 뛰었다.

올해 주전 2루수로 낙점된 서건창이 지난해 영광을 잊고 다시 신발끈을 조여매고 나섰다. 그는 지난 21일 일본 2차 전지훈련에서 처음 치른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연습경기에서 3타수 3안타 1사구를 기록하며 시즌을 위한 첫 단추를 기분좋게 뀄다. 팀은 2-4로 패했으나 그의 활약이 위로가 됐다.
팀 전체가 니혼햄 투수진을 상대로 총 8안타 13삼진으로 부진했던 것에 비해 돋보인 활약이었다. 한층 발전된 컨택 능력을 발판삼아 단타형인 그의 야구 스타일에 익숙한 일본팀을 상대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서건창은 "1차 캠프에서 지난해 내가 부족했던 것을 메우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2차 캠프에서는 1차에서 준비했던 것을 실전을 통해 조금 더 확실하게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처음으로 외국팀을 상대한 것에 대해서는 "외국팀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연습경기는 연습일 뿐이지만 실전감각을 키우고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연습경기에서도 매 타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지난해 2월 절실했던 그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서건창이 올해도 '2루의 별'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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