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나는 운 좋고, 복받은 사람이다"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2.22 06: 47

"나는 운 좋고, 복 받았다". 
시카고 컵스 임창용(37)이 스스로를 운 좋고 복받은 사람이라고 칭했다. 타고난 재능과 만족을 모르는 끝없는 승부욕으로 미국까지 건너온 임창용이지만 그는 오히려 운과 복을 이야기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되고픈 그는 운과 복을 따라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자 한다. 
애리조나 메사 호호캄파크에서 재활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임창용은 7~8월 메이저리그 데뷔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 그의 신분은 마이너리거이지만 재활을 마치고 등판할 정도로 몸 상태가 올라오면 재활 등판 없이 곧바로 메이저리그에서 데뷔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임창용의 궁극적 목표는 컵스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기존 마무리 카를로스 마몰이 지난 몇 년간 부진으로 신임을 잃고 몸값만 오른 가운데 일본인 투수 후지카와 규지가 대체자로 컵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임창용 역시 잠재적 후보로 비상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임창용은 일본프로야구 진출 첫 해였던 2008년을 떠올렸다. 당시 2년간 연봉 1500만엔의 헐값에 야쿠르트 스왈로스 유니폼을 입은 그였지만 첫 해부터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개막전에서 임창용은 8회 셋업맨으로 나와 이승엽을 삼진 처리하는 등 요미우리 자이언츠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야쿠르트 마무리 이가라시 료타가 허벅지 부상을 당했고, 다음날부터 임창용은 마무리가 됐다. 
임창용은 "그때 이가라사의 허벅지 부상이 아니었다면 나에게 마무리 기회가 올 수 있었겠나. 운이 따라준 결과였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컵스에서도 이 같은 기회를 잘 살리고픈 게 임창용의 마음이다. 그는 "결국 이번에도 운이 따라줘야 한다. 컵스에서는 기회가 많이 오겠지만 그렇다고 기회가 언제나 오는 게 아니다.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과 기회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임창용에게는 복도 따르고 있다. "미국 생활 중 가장 힘든 건 언어"라고 털어놓은 임창용이지만 동갑내기 통역 김태형씨가 있어 더없이 든든하다. 임창용은 "통역이 영양사 자격증도 있고 음식을 정말 잘한다. 매일 직접 장을 보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준다. 통역을 정말 잘 만났다. 난 진짜 복받은 사람"이라며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통역 뿐만 아니라 개인 트레이너로 함께 하는 일본인 후리타씨도 임창용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일본 시절 인연을 맺은 그는 임창용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일본 때보다 더 적은 돈을 감수하면서도 임창용처럼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동행하고 있다. 어쩌면 도전하는 자에게만 주어질 수 있는 운과 인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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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메사=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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