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 시위’ 안치용, SK 4번 굳히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22 07: 02

무주공산 상태인 SK의 4번 자리에 안치용(34)의 이름이 조금씩 새겨지고 있다. ‘난세영웅’이라는 별명답게 팀의 최대 위기를 해결할 적임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K는 지난해 겨울 팀 부동의 4번 타자였던 이호준(37)을 잃었다. FA 자격을 얻은 이호준에 2년간 12억 원을 제시했으나 이호준은 고개를 흔들고 9구단 NC 다이노스로 향했다. 언젠가는 해야 할 작별이었지만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팀이 당황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당장 타선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 중 하나인 4번을 놓고 고민이 시작됐다.
여기서 이만수 SK 감독은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어느 선수를 꼭 집어 지명하기보다는 시범경기까지 이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은 선수를 택하겠다는 뜻이었다. 이재원 조인성 박정권 등 몇몇 선수들이 거론된 가운데 현재까지는 안치용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감독은 팀의 2차 훈련지인 오키나와로 떠나기 전 “일단 연습경기 초반에는 안치용을 4번에 놓고 타순을 구상하겠다”라고 밝혔다. 그 구상대로 안치용은 21일까지 오키나와에서 벌어진 팀의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선발 4번 및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표면적인 성적은 12타수 2안타(.167)에 6삼진으로 좋지 않다. 그러나 2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 보통 이맘 때 치러지는 연습경기에서 타자들이 다소 불리한 여건임을 고려하면 정확도보다는 장타력에 주목할 수 있다.
2010년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안치용은 지난해 팀의 중심타자감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92경기에서 타율 2할2푼2리, 6홈런, 23타점에 머물렀다. 그의 능력과는 크게 동떨어진 숫자였다. 급기야 팀 내 주전 구도에서도 밀려나갔다. 2011년 성적(93경기, 3할1푼1리, 12홈런, 42타점)과 비교해도 아쉬움이 컸다.
명예회복을 위해 이를 악문 것은 당연했다. 겨우 내내 구슬땀을 흘렸고 그 결과 체중도 많이 빠졌다. 코칭스태프의 기대도 컸다. 이 감독은 플로리다 캠프 출국 전 “안치용이 또 20-20을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러지 말고 그냥 3할만 쳤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껄껄 웃으면서 “올해 팀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해야 할 선수”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지금까지는 순조로운 흐름이다.
적어도 타격에 있어서는 검증이 된 안치용이다. 안치용이 4번에 자리를 잡을 경우 SK도 타선 구상이 한결 수월해진다. 포수로서 수비 부담이 큰 조인성의 짐을 덜어줄 수도 있고 이재원과의 경쟁 구도도 가능해진다. 안치용이 자신의 자존심 회복과 팀의 위기 탈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