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요즘 MBC 일요일 예능이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일밤'의 새 코너 '아빠 어디가'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시청률 고공비행에 들어간 덕분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 평가가 긍정적이고 반응도 훌륭하다. 가족애를 되살리는 힐링 예능인데다 쉽게 어울리기 힘든 아빠와 아들, 부자지간의 1박2일 여행을 소재로 삼은 기획이 신선했다.
그런데 출연한 아빠-아들 콤비의 아내이자 엄마 마음은 늘 불안하고 조마조마하다. 섭외를 받았던 한 유명 배우는 처음에 이를 수락했다가 아내의 완강한 반대로 끝내 출연을 거절했다. 지금 출연자들의 가족도 편한 마음만은 아니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무슨 이유일까?
연예인 가족은 일상 생활에서도 늘 누구누구의 가족이란 타이틀을 달고 사는 삶을 가장 꺼린다. 톱스타의 아내이거나 남편, 아들이고 딸이라는 혈연 관계로 인해 때로는 가족의 사생활마저 무참히 짓밟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상대가 누구건 간에 상상을 초월하는 강도의 문자 폭력을 일삼는 악플들이 범람하는 세상에서는 더할 나위 없다.

'아빠 어디가'는 그래서 캐스팅된 배우들의 가족에게 일정 부분 용기와 희생을 강요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연예계 진출이 꿈이라고는 전혀 상상되지 않고, 그 부모들도 원치않는 듯한 어린이들이 출연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이들의 엄마 심정에서는 TV 예능 프로그램 속 자녀들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찬사가 꼭 반가운 일만도 아닐게다. 다행히 지금까지 방송에서 대부분 시청자들은 후, 민국, 지아, 준, 준수 등 천진난만한 어린 천사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응원 메시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설마 없겠지 하는 양지에조차 꼭 독버섯처럼 등장하는게 바로 악플이다. '아빠 어디가’ 제작진이 일찌감치 악성 댓글 경계령을 발효한 배경이다. 이 프로 김유곤 PD는 최근 OSEN MBC 출입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에게 달리는 일부 악성댓글이 걱정된다. 어른들은 몰라도 아이들이 악성댓글을 보고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현재 제작진에게 큰 힘이 되는 건 상당수 네티즌들이 악성댓글을 다는 악플러들을 몰아치면서 악플을 걸러내는 자정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로서는 부족하다. 방송사 게시판 등 자체 통제가 가능한 곳에서는 악성 댓글 게시자들의 IP를 차단해서 원천봉쇄하고, 포탈 기사 등에 달린 악플에도 꾸준히 신고 삭제 조치를 병행해야할 것이다.
좋은 프로그램을 보는 건 시청자 권리다. 하지만 좋은 프로그램이 생명력을 갖고 버틸수 있도록 만드는 것 또한 시청자 의무다. 모처럼 웰메이드 예능으로 다가온 '아빠 어디가'에서 후의 짜빠꾸리 폭풍 흡임과 지아의 귀여운 윙크, 그리고 민국 준수 준의 해맑은 미소를 계속 보고싶다면 어린 출연자를 상대로한 악플 차단에 다함께 동참하는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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