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최강 쿠바 야구는 살아 있었다.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쿠바 대표팀이 대만을 완파했다.
쿠바는 지난 22일 밤 타이완 타이난 시립야구장에서 벌어진 대만과의 평가전에서 20-11로 승리를 거뒀다. 18일 첫 대결에서 5-6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쿠바는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설욕에 성공했다.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쿠바였지만 타선의 힘 하나만큼은 그대로였다. 22일 대만전은 전통적으로 빠른 배트 스피드와 장타력, 주력까지 고루 갖춰던 아마 최강 쿠바의 위용을 그대로 뽐냈다.

특히 2회 13명의 타자가 등장하며 대만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며 10득점을 올린 건 백미였다. 이날 대만 선발투수는 쩡런허로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렸던 세계 청소년선수권대회 한국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고교생 투수.
메이저리그 진출설까지 나오는 쩡런허지만 쿠바 타선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쩡런허는 최고 구속이 148km까지 나왔지만 배트 스피드가 빠른 쿠바 타자들에게 전혀 상대가 되지 못했다. 쩡런허의 변화구는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고 카운트를 잡기 위해 한 가운데로 들어가는 직구는 쿠바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었다.
1회 쩡런허의 투구를 지켜본 쿠바 타자들은 2회에만 홈런 2개 포함 안타 10개로 10득점을 올렸다. 특히 6번 타자로 출전한 알프레도 데스파이녜는 2회에만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데스파이녜는 이날 경기에서 홈런 3개로 8득점을 쓸어 담아 한국 대표팀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다.

쿠바 선발 야디어 페드로소는 최고 구속 149km를 앞세워 변칙투구를 선보였다. 140km 후반대의 공은 오버스로로 던졌고 가끔 스리쿼터로 140km 초반대에 형성되는 공을 던졌다. 페드로소는 3이닝동안 2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초반 승부가 갈린 가운데 양 팀은 각자 상대 마운드를 맹폭격했다. 쿠바나 대만 모두 이번 대회에 투수력은 약한 반면 공격력은 경계가 필요하다는 평을 받는데 팀 컬러에 맞게 두 팀은 강력한 타선으로 상대의 허약한 마운드를 마음껏 두들겼다.
난타전이 벌어진 가운데 쿠바가 장단 26안타를 묶어 대만을 20-11로 꺾었다. 변화구 대처능력은 조금 떨어졌지만 빠른 공은 150km에 육박해도 제구가 되지 않으면 여지없이 공략했다. 2라운드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대한민국 대표팀 마운드가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cleanupp@osen.co.kr
타이난(타이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