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우승을 노리는 대한민국 대표팀. 아직 우승 트로피는 없지만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모두 우리 선수가 홈런왕에 올랐다.
1회 대회는 이승엽(37,삼성)의 독무대. 이승엽은 2006년 WBC에서 홈런 5개 포함 타율 3할3푼3리(24타수 8안타) 10타점 8득점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올렸다. 미국전에서 직전해 다승왕에 올랐던 좌완 돈트렐 윌리스를 상대로 터트린 결승홈런, 그리고 고의사구를 얻어낸 장면은 그 대회에서 백미였다.
김태균(31,한화)은 2회 대회에서 선배의 뒤를 이어 홈런왕을 차지했다. 2009년 대회에서 김태균은 타율 3할4푼5리(29타수 10안타) 3홈런 11타점 9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WBC에서의 활약으로 시즌 종료 후 일본 지바롯데까지 진출하게 된 김태균이다.

이번 대회도 대한민국 거포들이 즐비하다. WBC 홈런왕을 한 번씩 차지했던 이승엽과 김태균은 물론이고 지난해 일본 진출 첫 해 타점왕을 차지한 이대호(31,오릭스)도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아쉬운 점은 홈런왕 후보들의 포지션이 겹쳐 세 명이 동시에 선발로 출전하는건 불가능하다는 것.
WBC 홈페이지는 한국 대표팀을 소개하면서 김태균의 사진을 가장 앞에 내걸었다. 바로 전대회에서 가장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게 김태균이었기 때문. 22일 도류구장에서 만난 김태균은 "컨디션은 경기감각이 조금 덜 돌아온 것을 빼고는 좋다. 타격 밸런스를 잡아야 해서 볼 보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이승엽-이대호-김태균 클린업트리오는 앞선 두 번의 NC와의 연습경기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에 김태균은 "아직 컨디션이 제대로 돌아온 것 같지 않다. 감각을 빨리 끌어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셋 가운데 누가 주전 1루수가 될 것이며 과연 이들 가운데 홈런왕이 다시 나올 수 있냐는 점. 그는 "어느 자리를 가도 경쟁은 마찬가지다. 나보다 좋은 선수가 있다면 (1루 주전으로)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홈런왕 재등극에 대해 묻자 "의식하면 더욱 안 나오는게 홈런이다. 홈런 보다는 타점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김태균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실전감각을 되찾는 것이다. 대회 개막까지는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김태균은 "지금은 집중력이 떨어져도 본게임 들어가면 없던 감도 생긴다"고 여유를 드러냈다.
그렇지만 "사실 지금 여유있게 준비를 못 해서 답답하다. 정규시즌 캠프였으면 이것저것 다 해보면서 내게 맞는 감각을 딱 찾는데 지금은 그럴 기회가 없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서도 김태균은 "첫 소개팅은 원래 긴장되지 않냐. 원래 몇 번 만나다 보면 편해진다"는 재치있는 비유로 대회 적응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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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류(타이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