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 목표는 신인왕이다".
LA 다저스 괴물 투수 류현진(26)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목표는 신인왕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첫 해 신인왕을 목표로 하는 건 당연하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꼭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아시아 선수로는 1995년 노모 히데오, 2000년 사사키 가즈히로, 2001년 스즈키 이치로 등 일본인 선수 3명이 신인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신인상은 운도 따라야 한다. 지난해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텍사스)는 16승 9패 평균자책점 3.90 탈삼진 221개를 기록했지만, 같은 아메리칸리그에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타율 3할2푼6리 182안타 30홈런 83타점 129득점 49도루로 워낙 특출난 활약을 펼치는 바람에 신인상 투표에서 3위로 밀려야 했다.

류현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인상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빠른 적응과 인상적인 활약도 중요하지만 경쟁자들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올해 내셔널리그에서는 류현진을 비롯해 후지카와 규지(시카고 컵스) 타일러 스캑스(애리조나) 애덤 이튼(애리조나) 트레비스 다노(뉴욕 메츠)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가 신인왕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눈에 띄는 건 일본인 투수 후지카와. 그는 올해 셋업맨으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지만 카를로스 마몰의 자리를 언제든 대체할 수 있는 마무리감이다. 후지카와가 마무리로 세이브를 쌓는다면 아시아 투수끼리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2009년 앤드루 베일리(오클랜드) 2010년 네프탈리 펠리스(텍사스) 2011년 크레이크 킴브렐(애틀랜타) 등 최근 몇 년간 마무리 신인왕들도 많았다는 점에서도 주목해 볼만하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갈고 닦은 유망주들의 성장이 가장 위협적이다. 애리조나 왼손 유망주 스캑스가 대표적이다. 미국 'USA 투데이 스포츠'에서는 유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상 후보로 스캑스를 꼽았다. 왼손 투수로 90마일대 초반 패스트볼에 수준급 커브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스캑스가 컨트롤 불안을 딛고 선발진에 자리를 잡으면 류현진과 같은 왼손 투수로 비교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사이영상 수상자 R.A 디키의 트레이드 상대가 돼 토론토에서 뉴욕 메츠로 건너온 포수 다노는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에 평균 이상의 배트스피드와 장타력으로 무장한 공격력이 빼어나다. 디키 트레이드 당시 토론토가 가장 아까워한 선수이자 메츠가 가장 원한 선수였다. 아직 빅리그 경험이 없지만, 주전 포수로 중용될 가능성 높아 경쟁이 예상된다.
애리조나 1번타자 중견수로 꼽히는 왼손 외야수 이튼도 신경 써야 할 존재다. 그는 176cm 84kg으로 체구는 크지 않지만 빠른 스피드와 매서운 타격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9월 확장`엔트리를 통해 빅리그에 데뷔했고, 올해는 풀타임 주전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외에도 2009년 드래프트에서 세인트루이스에 1라운드 지명된 우완 유망주 밀러도 91~95마일 패스트볼에 70마일대 커브와 80마일대 슬라이더를 더하며 빅리그 투수로 성장했다는 평가. 메츠의 우완 투수 잭 휠러도 최고 97마일(156km) 강속구로 대체 선발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들이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 잡는다면 류현진과 함께 신인상을 두고 치열한 레이스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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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후지카와-스캑스-이튼-밀러-다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 MLB닷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