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들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주춤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부활’을 통해 또 하나의 공통점을 만들 수 있을까. 김동주(38, 두산)와 장성호(37, 롯데)라는 베테랑 타자들이 그 목표를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동주와 장성호의 방망이가 전지훈련부터 날카롭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의 아픔을 털어버리는 경쾌한 파열음이다. 22일 연습경기 결과는 상징적이다. 김동주는 22일 미야자키에서 열린 요미우리 2군과의 경기에서 7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가고시마에서는 장성호의 배트가 크게 돌았다. 지바 롯데 2군과의 경기에서 선발 3번 및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3안타 중 2개가 2루타였다.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가는 행보다.
두 선수는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산증인들이다. 김동주는 대한민국의 4번 타자였다. 정확도와 장타력을 겸비해 천재 타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장성호는 영원한 3할 타자이자 교타자의 상징이었다. 두 선수가 프로 경력에서 합작한 안타수만 3696개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해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김동주는 잦은 부상으로 66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은 2할9푼1리로 체면치레를 했지만 홈런은 데뷔 이래 가장 적은 2개였다. 장성호도 130경기에는 나섰으나 타율 2할6푼3리, 9홈런, 52타점에 머물렀다. 기대보다 떨어지는 성적이었다.
곧장 위기론이 불거졌다. 김동주는 지난해 끝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 사이 윤석민이라는 젊은 선수가 치고 나갔다. 여기에 홍성흔이 FA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다시 입으며 경쟁 구도가 심화됐다. 스스로 원한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던 장성호는 지난해 말 원하지 않았던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상대가 신인투수 송창현이었음을 생각하면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위기를 도약의 근사한 연료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김동주는 묵묵히 훈련에 매진하며 다가올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연습경기 단계지만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컨디션이 더 좋다는 게 주위의 설명이다. 롯데 타선의 핵심 퍼즐조각인 장성호는 연습경기부터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베테랑 타자가 지난해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을까. 속단은 이르지만 분명 출발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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