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이 대중의 가슴을 잔잔하게 울리며 2013년 첫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23일 영화배급사 NEW에 따르면 ‘7번방의 선물’은 이날 오후 8시 전 1000만 고지를 넘었다. 눈보다 가슴을 선택한 영화다. 액션영화처럼 화려한 볼거리나 거대한 스케일, 말초신경을 자극할 만한 내용 대신 감성에 호소하는 가족애로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제대로 관객들에게 들어맞았다. 특히 초호화 캐스팅의 액션대작 '베를린'과의 맞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것은 극장가의 반전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영화는 6살 지능의 딸바보 용구(류승룡 분)와 평생 죄만 짓고 살아온 7번방 패밀리들이 용구의 딸 예승을 외부인 절대 출입금지인 교도소에 반입(?)하기 위해 벌이는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휴먼 코미디.

데뷔 후 첫 주연을 맡은 류승룡을 6살 지능의 딸바보 연기를 펼치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용구는 정신연령이 6살에 머물러 있지만 딸에게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고 싶어 하고, 딸이 걱정돼 우는, 딸을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도 아깝지 않은 아빠다. 이런 아이어른이란 설정과 절절한 부성애 코드가 만나 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OSEN에 “요즘 간만에 눈물 흘릴 수 있는 영화가 ‘7번방의 선물’이다”며 “지금 사람들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든 때인데 시기가 잘 맞아떨어지면서 관객들이 펑펑 울 수 있는 ‘7번방의 선물’을 찾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로지 딸만 보고 사는 아빠의 모습에 영화가 시작한 지 중반부가 지날 때쯤부터 상영관 여기저기서 코를 훌쩍 거리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여자 관객들은 가방을 뒤져 휴지를 꺼내 눈물을 닦다 결국 펑펑 울어버린다.
남자 관객도 예외는 아니다. ‘7번방의 선물’은 남자들에게도 눈물을 허락한 영화다. 여자 친구 옆에서 울기 창피한지 살짝 살짝 몰래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 뿐 아니라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남서 관객들도 어렵지 않게 극자에서 목격할 수 있다.
‘7번방의 선물’ 투자배급사 NEW 관계자는 OSEN에 “부성애가 가장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인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려도 가슴 아프게 절망적인 영화들이 있는데 ‘7번방의 선물’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눈물이다.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없지만 극장에서 실컷 울고 위로를 받고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 눈물의 힘이 내 가족, 나의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은 에너지로 이어지면서 관객들이 ‘7번방의 선물’을 보는 것 같다”고 흥행 요인을 설명했다.
앞서 휴먼코미디 장르로 최고 기록을 세운 ‘과속스캔들’(8,223,266명)의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명실공히 최고의 휴먼코미디 영화로 등극한 ‘7번방의 선물’은 지금까지의 영화들 중 웃음과 눈물의 힘을 가장 크게 보여준 한국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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