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챔피언결정전이 남았다".
한국 무대 진출 첫 해 정규리그 우승 타이틀을 따낸 삼성화재 외국인 공격수 레오(23). 시즌 내내 엄청난 활약 속에 팀을 1위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환한 미소를 보여줄만도 했지만 레오는 마지막 챔피언결정전이 남았다며 훗날을 기약했다.
사흘전 대한항공을 3-1로 꺾고 정규리그 우승에 승점 1점을 만을 남겨놓았던 삼성화재는 2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최종전에서 33점을 터트린 레오를 앞세워 KEPCO를 세트스코어 3-1(25-17, 22-25, 25-19)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22승째(3패)를 거두며 승점 62점이 된 삼성화재는 아직 6라운드(팀당 5경기)가 남아 있지만 2위 현대캐피탈(승점 45)과의 승점차를 17점으로 벌리며 조기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레오의 활약은 이날도 빛났다. 1, 2세트에서 각각 5득점으로 숨을 고른 레오는 3, 4세트에 23점(블로킹 7개)을 집중시키며 박철우(22점)와 함께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레오는 아직 고지가 남았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 속에 "챔피언에 한 발 더 다가갔을 뿐"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아직 내 플레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순간이 내가 만족하는 순간이 될 것"이라며 통합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시즌까지 한국 무대를 휘어잡았던 '괴물' 가빈의 존재감이 큰 부담이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NO라고 답했다. "부담은 없었다"고 말한 그는 "가빈이든 누구든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채울 선수로 신치용 감독이 나를 선택했고, 나는 그걸 채워야 한다는 생각만을 갖고 임했다" 설명했다.
그러면서 레오는 자신이 삼성화재라는 팀에 잘 적응하게 끔 도와준 동료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특히 거의 10년 이상 나이차가 나는 리베로 여오현을 언급한 레오는 "밥먹을 때나 몸을 풀 때 장난을 많이 친다. 내가 팀에 다다가고 좋은 기분으로 훈련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레오는 삼성화재에 대한 느낌을 묻는 질문에는 "여러 문화차이가 있겠지만 배구에 대한 애정과 애착이 정말 강하다는 걸 느꼈다"며 삼성화재가 한국 무대에서 독주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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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