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맛이 유독 매웠다. 강병현과 김효범의 맹활약 속에 주전 전원이 분전한 KCC가 갈길 바쁜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전주 KCC는 23일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카드 2012-2013시즌 프로농구 5라운드 서울 삼성과 원정경기서 81-69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KCC는 12승 33패로 1승을 추가했고, 삼성은 18승 27패로 홈 5연승 행진이 멈췄다.
양 팀의 외국인 선수들이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강병현(22득점, 3어시스트 3점슛 3개)과 이관희(24득점, 2어시스트 3점슛 3개)의 두 토종 에이스 대결이 펼쳐졌다. 하지만 결국 승리는 주전 중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고른 활약을 펼친 KCC의 몫으로 돌아갔다. 특히 4쿼터에 킬러본능을 발휘한 김효범(21득점, 3점슛 3개)의 가세가 KCC에 큰 힘이 됐다. 반면 삼성은 대리언 타운스(7득점, 11리바운드)의 극심한 부진 속에서 이관희 홀로 분투했지만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KCC는 1쿼터부터 공수에서 완벽한 조화를 보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경기 시작과 함께 삼성의 공격을 압박으로 차단하며 약 5분 동안 2득점에 묶고 점수를 쌓아나갔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린 강병현을 중심으로 1쿼터를 21-16으로 앞선 KCC는 2쿼터서도 리바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며 리드를 이어갔다.
하지만 삼성은 이동준과 이관희, 유성호의 연속 득점으로 25-23까지 쫓아갔다. 특히 이관희는 5점차 상황에서 추격에 불을 붙이는 외곽포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삼성 쪽으로 끌어왔다. 여기에 전반 종료 직전 이관희가 역습 상황에서 동점을 만드는 2점슛을 성공시키며 25-25가 됐고, 이시준의 3점슛까지 깔끔하게 림을 통과하며 27-30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두 팀 모두 2쿼터에 극심한 공격 난조를 보이며 경기를 잘 풀어나가지 못했다. 특히 KCC는 1쿼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며 2쿼터 내내 자유투 포함 7득점을 올리는데 그쳤고, 결국 삼성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반을 28-30으로 마친 KCC는 3쿼터 시작과 동시에 터진 강병현의 3점슛으로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강병현은 3점슛에 이어 골밑슛까지 성공시키며 공격의 선봉에 섰고 신명호도 3점슛을 보태며 36-33으로 점수를 벌리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KCC에 강병현이 있다면 삼성에는 이관희가 있었다. 2쿼터와 마찬가지로 초반 리드를 내주고도 뒤로 갈수록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알토란같은 득점을 해낸 이관희는 유성호와 블랭슨의 공격 기회까지 만들어주며 끈질기게 KCC에 따라붙었다. 비록 3쿼터는 김효범의 3점슛과 박경상의 자유투로 KCC가 56-50으로 앞선 채 마무리했지만 삼성은 이관희의 맹활약에 힘입어 점수차를 더 벌리지 않고 마지막 4쿼터를 맞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4쿼터를 맞이하자 KCC의 공격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브라운과 김효범, 노승준이 연달아 득점을 성공시키며 61-50으로 도망간 KCC는 이관희의 3점슛이 터지자 브라운이 곧바로 덩크슛을 성공시키며 흐름을 끌어오는 등 안정적으로 점수를 쌓아가며 리드를 지켜냈다.
삼성은 타운스가 4쿼터 3분이 지나서야 득점을 기록하는 등 외국인 선수의 부진 속에서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이관희 홀로 분투하는 상황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경기 종료 6분을 남겨두고 이시준이 5반칙 퇴장 당하면서 승기를 넘겨주고 말았다. 76-66까지 벌어진 점수차에서 이관희가 3점슛을 성공시키며 개인 최다득점을 경신하는 등 마지막까지 분투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편 앞서 열린 경기서는 울산 모비스가 인천 전자랜드를 물리치고 4연승을 달렸다. 모비스는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경기서 76-72로 승리를 거뒀다. 고양 오리온스 역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 홈경기서 86-84로 진땀승을 거두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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