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테이블세터가 탄생할까.
신시내티 레즈가 '추추트레인' 추신수(31)의 영입과 함께 메이저리그 최강 테이블세터를 꿈꾸고 있다. 신시내티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굿이어볼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시범경기 첫 게임에서 10-11로 패했지만, 1회 시작부터 5득점을 올리는 등 강력한 타선의 힘을 재확인시켰다.
이날 신시내티는 4회까지 베스트 라인업으로 싸웠다. 지난 시즌과 가장 달라진 부분은 역시 1번 타순에 들어선 추신수였다. 지난해 드류 스텁스가 주전으로 나온 신시내티의 1번 타순의 타율은 2할8리였고, 출루율도 2할5푼4리로 리그 최하위였다. 1번 타순이 신시내티 가장 큰 약점이었던 것이다.

강력한 타선을 자랑하는 신시내티이지만, 1번을 비롯한 테이블세터의 부진은 공격력 극대화에 있어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지난 겨울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추신수를 데려오며 1번 타순 약점을 메웠다. 추신수는 지난해 클리블랜드에서 1번타자로 나온 99경기에서 타율 3할1푼에 출루율 3할8푼9리를 기록했다.
여기에 팀의 간판 2루수 브랜든 필립스(32)가 2번 타순에서 1번타자 추신수를 뒷받침하며 강력한 테이블세터를 예고하고 있다. 필립스는 지난 2002년 빅리그 데뷔 후 11시즌 통산 타율 2할7푼3리 1249안타 148홈런 601타점 154도루를 기록 중이다.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내야수로 통산 출루율(0.323)이 타율에 비해 높지 않지만, 장타력과 결정력을 갖춘 타자란 게 강점이다.
특히 필립스가 바로 뒤에 자리함으로써 추신수가 누릴 효과도 커졌다. 추신수는 "시즌에 들어가서도 나와 필립스가 1~2번으로 그대로 나갈 것이다. 아무래도 어중간한 선수가 있는 것보다 필립스처럼 잘 치는 타자가 뒤에 있으면 상대 투수의 투구내용이 달라진다. 루상에서 도루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 기대했다. 이른바 '우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 추신수는 24일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 2루 도루에도 성공했다.
필립스에게도 추신수의 가세가 큰 득이다. 필립스는 지난해 1번타자로도 28경기에서 타율 2할2리에 그쳤다. 출루율도 2할5푼4리. 출루가 필요한 1번 타순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추신수의 합류로 부담이 덜한 2번 타순으로 옮길 수 있게 됐다. 월트 자케티 신시내티 단장은 "추신수의 가세로 가장 득을 보게 된 선수가 필립스다. 그는 2번 타순에 적합한 선수"라며 기대했고, 필립스도 "3번 타순이 가장 좋지만 팀이 원하는 대로 2번 타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2루타 생산력과 도루 능력이 탁월한 추신수가 투베이스를 점령한다면 곧바로 필립스에게서 타점 찬스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24일 클리블랜드전에서 3회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추신수가 2루 도루를 성공시킨 뒤 필립스의 적시타로 2사 이후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필립스 뒤로도 조이 보토, 라이언 루드윅, 제이 브루스, 토드 프레지어로 이어지는 중심타자들의 파워와 선구안이 뛰어나다. 초전박살 경기가 가능하다. 추신수와 필립스가 최고 테이블세터로 뜬다면 신시내티 타선도 명실상부한 리그 최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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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굿이어=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