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수비가 달라질 것이다".
지난 20일 KIA는 전훈캠프지 오키나와 리그 라쿠텐과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하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 승인은 이범호 최희섭 나지완 김상현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강력한 응집력에 있었다. 그러나 또다른 승인은 수비였다.
수비에서 승리의 주역은 유격수 김선빈이었다. 라쿠텐 타자들의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성 타구를 두 번이나 몸을 날려 잡아내더니 아웃으로 연결시켰다. 모두 안타였다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질만한 결정적 호수비였다.

김선빈은 경기후 자체 수훈선수로 뽑혀 상금을 받았다. 선동렬 감독은 기분이 좋았는지 "선빈이는 수비를 잘했으니 따로 내가 시상하겠다"면서 방망이까지 선물했다. 2개의 수비 때문에 승리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올해는 우리 수비가 달라질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작년 KIA는 팀 실책 88개를 범해 LG(96개)에 이어 2위의 수모를 당했다. 두 자리수 실책을 기록한 선수도 3명이나 나왔다. 김선빈이 13개, 안치홍이 11개, 조영훈(10개. NC 이적)이 10개였다. 불펜불안, 득점력 빈곤에 이어 3대 악재였다.
특히 김선빈과 안치홍의 키스톤 콤비의 불안한 수비 때문에 팀이 흔들렸다. 광주구장이 인조잔에서 천연잔디로 바뀌면서 미세한 타구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더욱이 심리적으로 결정적인 실책이 나오면서 위축된 점도 있었다. 수비의 두 기둥이 흔들리자 투수들도 불안해했다.
선 감독은 작년 가을 마무리 캠프부터 수비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키스톤 콤비의 안정감을 찾아야 된다고 보고 김선빈과 안치홍에게 집중훈련을 지시했다. 안치홍은 거의 매일 특수훈련을 받았다. 선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까지 알찬 훈련량을 소화하면서 수비력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팀과의 7경기에서 두 선수의 실책기록은 없다.
올해로 김선빈은 6년차, 안치홍은 5년차이다. 수비에서 완숙기에 접어들 시점이다. 김태룡 수비코치는 "작년 마무리캠프부터 죽도록 훈련을 했다. 이번 캠프에서 두 선수의 움직임이 아주 좋다. 내야의 중심으로 자리를 지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선수의 수비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김선빈은 올해는 "KIA 투수들의 스타일 등 구질파악을 잘해서 예측수비로 수비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약점이었던 글러브질이 눈에 띠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안치홍도 "올해는 작년과는 다를 것이다"고 자신감을 갖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