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후보' 레오...신치용, “쟤가 될까 싶었는데...”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3.02.24 08: 01

‘최강’이란 수식어는 올 시즌에도 유효했다.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가 23일 벌어진 KEPCO전에서 승리하며 11연승과 함께 남자부 정규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삼성화재는 이로써 통산 8회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아직 6라운드가 남은 상황에서, 역대 가장 빨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기까지 가장 큰 주역을 꼽으라면 역시 쿠바 출신 외국인 공격수 레오(23)를 빼놓을 수 없다. 5라운드까지 25경기 전경기에 출전하며 평균 득점 32.4점을 기록한 레오는 득점 1위는 물론 공격종합과 오픈 공격, 퀵오픈, 시간차, 후위공격, 서브에이스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삼성화재의 독주를 이끌다시피했다.
그러나 결과와는 별개로 레오를 처음 선발할 때만 해도 신치용 감독의 마음은 반신반의에 가까웠다. 자질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 한국무대에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에는 확신이 없었다. 실제 신치용 감독은 KEPCO전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레오를 언급하며 “쟤가 될까”하는 걱정 아닌 걱정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신 감독은 “가빈이 떠나고 외국인 선수 6명을 다 돌려보내고 선택한 게 레오였다. 그러나 처음에는 몸도 약하고 펀치도 그리 강하지 않아 ‘쟤가 되겠나’ 하는 생각도 든 게 사실이다. 또 남미 선수들은 조금 나태한 성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훈련하는 과정에서 갈등도 있었다. 코트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신 감독은 “처음에는 조금 힘들어 하길래 질책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레오가 문화 차이를 이야기 하더라. 그래서 한국에 왔으니 한국 문화에 따르라며 함께 마주해서 30분 넘게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신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당초 같은 쿠바 출신인 LIG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 까메호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레오는, 까메호는 물론 역대 최고의 용병으로 평가되는 가빈(전 삼성화재)마저 뛰어넘는 활약으로 삼성화재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신치용 감독은 레오가 이렇게까지 활약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자신의 역할보다는 함께 코트에서 땀 흘린 동료 선수들의 역할이 컸다며 모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신 감독은 “용병은 감독 몫이 아니라 선수 몫”이라는 말을 던졌다.
그는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라면 분명 어느 정도 자기 그릇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팀에 얼마나 녹아드냐인데 나이든 고참 선수들은 물론이고 팀에 처음 온 레오가 적응하는데 선수들이 좋은 역할을 했다. 특히 여오현은 레오와 10년차가 나는데 만날 장난치면서 스트레스가 무료함 같은 걸 달래준다. 그러면서 레오 본인도 할려고 하고... 그런게 지금의 레오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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